'연봉 고과 1위' KIA 필승조, 올해 더 잘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분윳값이 장난 아니에요"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 2024.01.23 17:01
KIA의 임기영. /사진=김동윤 기자
KIA 타이거즈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31)에게는 지난해 겨울과 달라진 일과가 있다.

최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임기영은 "지난해 시즌 종료 후부터 아내와 함께 아이를 보고 있다. 육아가 제일 힘들다는 말이 맞더라. 같이 봐도 나랑 아내랑 확실히 다르다. 그래도 지금까지 정말 좋다"고 웃었다.

훈련이 바뀐 건 아니다. 올겨울도 지난해처럼 오전 9시 전에 출근해 보강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로 몸을 만들고 오후에 퇴근한 뒤에는 육아에 전념한다. 2020년 겨울 KIA 치어리더 출신 김맑음 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임기영은 지난해 9월, 결혼 3년 만에 첫 아이를 얻었다. 시즌 중 자신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줬던 아내를 위해 스프링캠프 전까지는 가족과 시간을 최대한 보내려 하고 있다.

임기영은 "시즌 중에는 최대한 나를 신경 쓰고 배려해 줬는데 육아를 하면서 더욱 고마움을 느꼈다. 내가 스프링캠프에 가면 또 아내 혼자 아이를 봐야 해서 그게 걱정이다. 그래서 캠프에 가기 전까지 내가 최대한 (육아를) 함께하려고 하고 있다. 오전에 운동에 나가서 오후에 들어가면 아내랑 최대한 시간을 보낸다. 아이를 데리고 저녁에 산책을 나가기도 한다"고 근황을 전했다.

자신을 늘 응원해 주는 아내 덕분에 나날이 좋은 성적을 거두던 임기영은 지난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6시즌 동안 선발로서 활약하다가 완전히 불펜으로 전환한 것임에도 롱릴리프 투수로서 64경기(82이닝)에 출장해 4승 4패 16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했다.

이에 임기영은 "2022년 마지막에 불펜으로 뛰고, 2023년 시작 전에 (윤)영철이와 5선발 경쟁을 하면서 왠지 불펜으로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또 막상 중간으로 가면 내가 많이 쓰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강했다. 기분이 나쁜 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여기서(불펜)도 잘하면 내 가치가 더 올라가지 않을까"고 말했다.

임기영-김맑음 커플. /사진=KIA 타이거즈
임기영. /사진=KIA 타이거즈

4월 한 달간 짧은 적응기를 거친 후 5월부터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거듭났다. 때와 상황을 가리지 않고 출전했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모자란 이닝을 채우기 위해 등판했고, 팀이 위기에 몰려도 필승조로서 여지없이 등판했다. 2이닝 이상 소화한 횟수가 14차례, 득점권 타석이 73차례에 달했던 것이 이를 증명한다. 임기영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득점권 피안타율 0.235, 피장타율 0.353으로 대량 실점을 최소화했다.

임기영은 "4월에는 몸 푸는 것부터 불규칙한 등판까지 적응이 어려웠다. 그러나 코치님들이 (나에게 맞게) 미리 등판 시점을 알려주시는 등 도움을 주셔서 적응이 빨랐다"며 "마운드에 올라가서는 제일 적은 공 개수로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할 때는 최소 실점을 생각했다. 아예 안 주려고 하면 결과가 더 안 좋을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어느 상황에서나 팀 투수진을 지탱해 준 헌신에 KIA 구단은 팀 내 투수 연봉 고과 1위로 돌려줬다. 김종국 감독 이하 코치진의 시즌 후 아낌없는 찬사는 빈말이 아니었다. 임기영은 "감독님이 항상 고맙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런데 나는 선수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어느 팀이나 어려운 상황이 생긴다면 그 일을 누군가는 해야 한다. 난 선발 경험도 있기 때문에 길게 던질 수도 있고 팀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감독님이나 투수 코치님들이나 주위에서 많이 고맙다고 말씀해 주셔서 팀이 원하는 방향으로 내가 잘 해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KIA에서 인정하는 임기영의 또 다른 부분은 클럽하우스 리더십 부분이다. 어린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면서도 행동이 지나칠 땐 선배답게 할 말은 한다. 최근 순조로운 세대교체로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꼭 필요한 역할이다.

임기영(맨 오른쪽)이 2023년 스프링캠프에서 윤영철(왼쪽), 김기훈(가운데)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임기영은 "(류)지혁이가 우리 팀에 있을 때는 지혁이가 야수, 내가 투수조에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지금 야수조는 (이)우성이나 (한)승택이가 많이 이야기한다. (이)의리나 (정)해영이처럼 자신의 무기가 확실히 있고 야구에 욕심이 있는 선수들은 따로 터치하지 않는다. 대신 1군과 2군을 왔다 갔다하는 선수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그런 일을 많이 겪어 봤고 1군에 와서 눈치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항상 후배들에게 1군에서도 주눅 들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만 하라고 한다. 지나친 행동을 할 때는 또 할 말은 한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다. 후배들이 지킬 건 지키되 후회 없이 던지고 내려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도 임기영의 보직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윌 크로우-제임스 네일-양현종-이의리-윤영철이 있는 선발진에 들어갈 수도, 정해영-최지민-장현식-전상현-박준표 등이 있는 불펜에 합류할 수도 있다. 임기영은 어느 보직이든 똑같이 준비한다는 마음가짐이다.

그는 "우리 투수진 자체가 워낙 좋다. 매년 캠프에 가면 선발이든 뭐든 항상 내 자리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내 자리는 언제나 좋은 선수가 나와서 메울 수 있고, 언제든 못하거나 다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경쟁한다는 마음"이라며 "개인적인 목표는 전혀 없고 FA도 생각 안 하고 있다. 무조건 팀 성적이 나야 된다고 느꼈다. 팀 성적이 나면 내 기록도 따라온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보단 현실적인 이유가 임기영의 의욕에 불을 지폈다. 임기영은 "아이가 태어나니 확실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분윳값 비싸다고 이야기할 때는 실감이 안 됐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기저귓값이나 분윳값이 장난 아니더라. 그런 부분 때문에라도 조금 더 잘해야겠다고 느꼈다"고 웃었다.

임기영. /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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