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꼬박 챙겨먹은 비타민, 독 될 수도…태아 기형·흡연자 폐암 유발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 2024.01.23 15:26

[박정렬의 신의료인]


지난달 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비타민C 메가도스(고용량 복용) 용법에 대해 공식적인 '경고'에 나섰다. 비타민C에 대한 주의사항에 △과량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섭취 전 전문가와 상담할 것 △이상사례 발생 시 섭취를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담할 것 등 3가지 항목을 추가한 것.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은 잘 사용하면 건강에 이롭지만 무턱대고 먹었다간 되레 몸에 해로울 수 있다. 영양제의 '대명사'인 비타민도 마찬가지다. 특히 체외 배출이 어려운 지용성 비타민의 경우 과량복용 시 몸에 축적돼 두통, 각질 생성, 태아 기형(비타민A)이나 구역, 구토, 설사, 변비, 가려움(비타민D)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심지어 흡연자의 경우 비타민을 과량 먹으면 암 위험도 커진다. 대표적인 것이 비타민A(베타카로틴)다. 최근까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 베타카로틴을 과하게 섭취한 흡연자는 폐암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흡연자보다 1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선욱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흡연자의 경우 베타카로틴이 산화적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체내 방어기전을 감소시킨다"고 설명했다. 다만, 적정 용량을 섭취하면 큰 문제가 없다. 황 교수는 "15mg 이하로 섭취할 경우 암 발병률이 높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수용성 비타민이라고 안심할 수도 없다. 식약처는 최근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B6에 대해 "손발 따끔거림, 작열감 또는 저림 등의 이상사례 발생 시 섭취를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담할 것"이라는 내용의 주의사항을 신설했다. 이런 비타민B6 또한 무분별하게 먹으면 암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지난 2017년 발표된 코호트 연구 결과 남성에서 비타민 B6, B12를 권장량 이상 10년 이상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 폐암 발병률이 30~40% 높았다. 특히, 흡연자의 경우 비타민 B6를 20mg 이상, B12를 55mg 이상 복용하는 경우 각각 2.9배, 3.7배나 폐암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타민C도 남으면 소변으로 배출된다고 안심하는 사람이 많지만, 과량 복용하면 소화 과정에 속쓰림, 설사, 복통, 구토 등의 위장증상을 흔하게 일으킨다. 대사 과정에서 생성된 '옥살산'이 칼슘과 결합해 요로결석을 유발하기도 한다. 신장질환이 있거나 △나트륨 섭취량이 많고 △육류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경우 △야채 섭취량이 적은 경우는 더욱 위험하다.

황선욱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은평성모병원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거나 채식주의자, 소화 기관과 치아가 약한 노인, 비타민 소모량이 많은 산모, 항암치료로 영양 섭취가 어렵거나 비타민이 많이 요구되는 암 환자, 골다공증 환자, 알코올 중독자 등은 상황에 따라 영양제 복용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때도 의사와 상담 후 성분과 복용량을 결정하는 게 안전하다. 황선욱 교수는 "평소 육류, 녹황색 야채, 우유, 달걀, 과일이 포함된 균형 잡힌 식단을 꾸리고 정기적으로 야외 활동을 한다면 굳이 비타민을 추가로 먹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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