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선 2위 디샌티스 사퇴 "트럼프 지지"…美공화당 경선 2파전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4.01.22 07:20
한때 유력한 '트럼프 대항마'로 꼽혔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경선에서 하차했다. 계속되는 지지율 하락세로 고전하자 후보 사퇴를 선언하고, 경선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공화당 대선 경선은 트럼프 대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 2명의 대결 구도가 됐다.

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로이터=뉴스1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통해 "승리의 길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따라서 나는 오늘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공식적으로 사퇴를 발표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공화당 유권자들의 대다수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회를 다시 한번 주고 싶어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그는 현직인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우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비호로 주지사에 당선돼 '리틀 트럼프'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방역 문제를 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갈라서면서 완전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이어 2022년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로 여겨졌다. 젊고 합리적인 엘리트 이미지로 중도파에 소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 지지자들을 상대로 벌인 가상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고전했다. 지난 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격차는 30%포인트(p)가량 벌어졌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에게 불과 2%p 앞섰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총력전을 폈던 것을 감안하면 기대보다 저조한 결과였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도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러 왔다.

CNN은 "디샌티스의 사퇴 결정은 기부자들과 며칠간 대화한 끝에 나왔다"며 "주말 동안 출마를 고집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 명확해지자 그는 기부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경선 레이스에서 시간과 돈을 낭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아이오와 코커스에 선거자금을 쏟아 부어 자금 압박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지난해 추수감사절 이전부터 뉴햄프셔주에 디샌티스 주지사의 TV광고가 나오지 않았다며 "디샌티스 주지사와 그의 동맹들 모두 위기에 처할 정도로 자금이 바닥난 듯했다"고 전했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사퇴로 공화당 대선 경선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의 양자 대결 구도로 좁혀졌다. 이들은 오는 23일 뉴햄프셔,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있다. 최근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 접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선거전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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