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국내 3대 사망원인이다(코로나19 제외). 2022년 2만6710명이 폐렴으로 사망했는데 하루 평균 사망자가 73명에 달한다.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은 특히 폐렴에 취약하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10명 중 9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다.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병에 취약하고 체력이 달려 병을 이겨내기도 어렵다. 암과 심장병, 간질환 등 만성질환도 결국 폐렴으로 이어진다. 씹고 삼키는 힘이 약해져 음식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넘어가며 폐렴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노인은 노화로 인한 폐 기능 저하가 겹쳐 폐렴 합병증 위험이 크고 그만큼 사망률이 높다. 그중에서도 혈액이 감염되는 패혈증으로 진행할 시 주요 장기가 한꺼번에 타격을 받으며 사망 위험이 치솟는다. 김윤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증 패혈증과 패혈성 쇼크의 경우 치명률이 각각 20~35%, 40~6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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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 사망자 10명 중 9명이 65세 이상━
다만, 노인 환자는 젊은 환자보다 증상 강도는 낮지만 지속 기간이 더 길고, 발열과 가슴 통증은 드물어도 숨이 가쁘고 내쉬기 힘든 '빈호흡'이 흔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증상과 함께 이유 없이 기운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거나 자꾸 졸리면 폐렴일 수 있다. 무기력증과 혼돈이 나타나고 평소 앓고 있던 병이 약으로 잘 조절되지 않을 때도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보는 게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폐렴은 흉부X선과 흉부 CT로 병을 진단하고 폐렴을 일으킨 원인균을 찾기 위해 객담 배양검사와 혈액 및 소변에서 혈청 검사를 진행한다. 염증 범위, 합병증을 고려해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 원인균에 따라 항생제를 골라 쓰기엔 균을 확인하기까지 최소 3일 이상이 걸려 경험상 증상에 가장 적합한 항생제를 우선 사용하고 필요에 따라 수액·진통제를 처방하는 게 일반적이다.
노인은 증상이 특징적이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지만, 빠르게 대처할수록 병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치료 효과가 좋다. 특히 요양원이나 요양병원과 같은 집단거주 시설에 있거나 장기적으로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는 일반적으로 항생제 내성률이 높아 조기 대처가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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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은 필수…만성질환자는 50대도 접종 고려해━
최천웅 교수는 "폐렴구균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난다"며 "백신으로 100% 예방이 되지는 않지만,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 주므로 65세 이상 노인이나 50대 이상 만성질환자의 경우에는 폐렴구균 백신을 꼭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윤석 교수도 "생후 2개월부터 5세 미만의 모든 소아나 5세 이상의 고위험군 소아도 전문의와 상의해 폐렴 예방백신 투여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감염 예방 수칙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손을 깨끗이 씻고 하루 6~8시간의 적당한 수면으로 면역력을 강화해야 한다. 영양결핍도 폐렴의 위험인자이므로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단을 꾸려 충분한 영양공급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금연은 필수다. 또 노인은 음식이 기도로 넘어가는 걸 막기 위해 반드시 앉아서 식사하고 식후에도 충분히 서거나 앉아 있는 게 바람직하다. 음식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는 것도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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