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4만명에 달하는 '개미(개인투자자) 표심'이 4월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정부 여당이 띄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공약을 중심으로 정치권의 표심 잡기 경쟁이 격화할 전망이다. 새해 들어 국내 증시가 하락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동요하고 있어 증시 부양 공약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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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폐지 서두르는 정부… 총선 화두로 키우려는 의도?━
하지만 현재 국회 구도상 금투세 폐지 법안 심사가 이뤄지기도 어렵다. 금투세 폐지를 '부자 감세'로 규정한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164석)을 차지해서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지금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중구난방식 감세 발언이나 관치로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런데도 정부가 서둘러 법안 발의에 나선 건 금투세 폐지를 총선 화두로 키우려는 의도가 깔렸다. 공매도 전면 금지와 대주주 양도소득세 규제 완화에 이은 금투세 폐지 추진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가 분명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한국거래소의 증시 개장식에 참석했다. 전날에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를 거래소에서 받으면 '친개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최근 하락장으로 세수 감소 부작용보다 증시 부양 기대감이 부각되는 점도 금투세 폐지 동력으로 작용한다. 새해 들어 코스피는 전날까지 12거래일 중 10거래일 하락 마감했다. 지난 2일(2669.81) 2700에 근접했던 지수는 2400선까지 밀렸다. 이날에는 0.12% 오르며 하락세를 멈추는 데 성공했으나 증권가의 전망은 어둡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866.57에서 840.33으로 3%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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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공약한 이준석 신당, 민주당은 '잠잠'━
민주당은 증시 부양 공약 경쟁에서 뒤처졌다. 이날까지 총선 1~4호 공약을 내놨는데 자본시장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외부 영입 인재 8명 중 자본시장 경력을 갖춘 인사는 없다. 정부 여당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공약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개인투자자단체의 신당 창당 움직임도 있다.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씨의 팬카페 박지모(박순혁을 지키는 모임)는 금융개혁당(가칭) 창당 작업에 나섰다.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로부터 수사를 받는 박씨와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은 창당 작업에서 빠졌다. 박지모가 창당 후 박씨를 총재로 영입하고, 비례후보 2번에 박씨를 배정할 방침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정치 평론가인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가라앉히는 건 어떻게든 할 수 있는데 띄우는 건 굉장히 어렵다. 세금 감면으로 증시를 띄울 수 있는 건 아니라서 아직 개인투자자에게 와닿았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여권은 일단 정책을 쏟아내는데 민주당은 너무 조용하다. 중도층, 중산층을 겨냥한 정책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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