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5위 '합심'에 글로벌 해운업계 재편…HMM '디얼라이언스' 타격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24.01.19 04:07
/사진제공=HMM.
오는 2025년부터 글로벌 해운업계가 재편된다. 압도적인 선복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는 MSC가 홀로 선 가운데, 전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와 5위 하파그로이드가 손을 잡는다. 국적선사 HMM이 속한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는 하파그로이드의 탈퇴로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HMM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는 17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오는 2025년 2월부터 새 해운동맹인 ''제미니(쌍둥이) 협력'을 결성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아시아·북유럽·지중해·중동·인도·미 동안 및 서안 등 전 세계 26개 노선에 걸쳐 선박 총 290척, 340만TEU(6미터 컨테이너 1개)의 선복량을 운영한다. 이중 머스크가 60%, 하파그로이드가 40%를 담당한다. 하파그로이드가 2025년 1월에 '디 얼라이언스'를 떠나고 머스크 역시 같은 달 MSC와 결성했던 '2M'에서 나오게 된다.

세계 2위와 5위의 협력으로 글로벌 해운업계는 내년에 격변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해운정보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덴마크 머스크의 글로벌 컨테이너시장 점유율은 14.6%, 독일 하파그로이드는 6.9%다. 양사의 합산 점유율은 21.5%로, 현존 1위인 MSC(19.8%)와 견줄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선다. 3위(12.7%)인 프랑스 CMA CGM, 4위(10.8%)인 중국 코스코, 6위(5.8%) 대만 에버그린이 결성한 '오션 얼라이언스' 역시 경쟁의 한 축을 담당한다.

'디 얼라이언스'는 유일한 유럽기반 선사이자 운용 선박 기준 가장 큰 선사가 떠나면서 존립이 위태로워진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6위 일본 ONE(6.3%), 8위 한국 HMM(2.8%), 9위 대만 양밍(2.5%)만으로 동맹을 꾸리게 됐다. 아시아 기반 선사들만 남아 선복량과 영업 네트워크를 비롯해 글로벌 영향력이 축소될 수 밖에 없다. 디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은 그동안 오션 얼라이언스나 2M보다 더 큰 비중의 선대를 동맹에 투입해왔다. 그럼에도 디 얼라이언스는 오션얼라이언스나 2M보다 아시아~유럽 노선 점유율이 낮았다. 이제는 실적 2위였던 아시아~북미 노선에서도 '제미니 연합'에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해운 동맹은 특정 항로에서 선사간 과잉 경쟁을 피하기 위해 운임·영업조건 등을 합의하는 일종의 해운 카르텔이다. 각 선사들은 보유 선박의 일부를 동맹 서비스 전용으로 활용하는데 이는 해운업계가 불황일 때 유리하게 작용한다. 수요가 없어 남는 잉여 선적량을 동맹 내 다른 선사의 영업망 등을 활용해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홍해 사태로 운임이 급등하긴 했지만 당초 올해는 공급 과잉에 따른 불황이 전망됐다. 이에 코로나19 호황기 때 2M 해체를 선언했던 머스크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새 파트너를 찾고, 하파그로이드는 보다 선호하는 조건을 찾기 위해 머스크와 손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는 새 연합 결성 이유에 대해 "항만대기요청이 감소하면서 외부 변수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HMM에 주어진 선택지는 당장 많지 않다. 디 얼라이언스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어 각 선사가 개별적으로 움직이기 힘들다. 업계에서는 하파그로이드가 디 얼라이언스에 남아있는 1년 동안 업황에 따라 디 얼라이언스에 새로운 선사가 추가되거나 기존 동맹이 해체될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다고 본다. 선사가 새로 동맹에 들어올 경우, 글로벌 탑10 선사 중에서는 1위 MSC와 10위인 이스라엘 ZIM이 후보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MSC에 디 얼라이언스 영입을 제안해도 들어올 유인이 없다"며 "확실한 것은 2025년 1월부터 기존 구도가 새롭게 바뀐다"라고 밝혔다. HMM 관계자는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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