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영과 스타쉽, 사이버 렉카 근절을 위한 의미있는 첫 걸음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 2024.01.18 13:16
/사진=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아이브 장원영과 소속사 스타쉽 엔터테인먼트가 '사이버 렉카' 채널 탈덕수용소를 상대로 승소를 거뒀다. 허위 사실과 가짜 뉴스로 고통받았음에도 마땅히 대처할 방법이 없던 아티스트와 소속사에게도 이제 대응 방안이 생긴 셈이다. 장원영과 스타쉽의 승소는 사이버 렉카를 근절을 위한 유의미한 첫걸음이 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10단독(박지원 판사)은 장원영이 탈덕수용소 운영자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스타쉽 역시 "당사가 탈덕수용소에게 제기한 민사소송은 2건이다. 당사가 제기한 민사 소송은 1월 중 변론 예정을 앞두고 있으며, 아티스트 장원영 본인이 제기한 것은 상대방이 응소하지 않아 의제자백으로 승소 판결이 났다"고 밝혔다. 의제자백(자백간주)이란 당사자가 상대방의 주장사실을 명백히 다투지 않거나 기일에 불출석한 경우, 답변서제출의무기간내 답변서를 부제출한 경우 그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소속 아티스트들을 지속적으로 괴롭혀 온 탈덕수용소를 상대로 2022년 11월부터 민형사 소송과 해외에서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탈덕수용소를 형사고소한 건은 최근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되어 준엄한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진행 중인 사안으로 현재 단계에서 사법적인 판단이 나온 것은 아니라고 사료된다"고 전했다.


탈덕수용소는 방탄소년단, 아이브, 에스파, 세븐틴 등 수많은 그룹에 대한 악성 루머를 유포한 '사이버 렉카'다. 장원영은 그 중 유독 많은 피해를 입은 인물이다. 불화, 열애, 왕따 등 다양한 영상이 올라왔지만, 이 모든 것들은 사실이 아니었다.


피해가 누적되자 스타쉽은 결국 칼을 빼 들었다. 스타쉽은 지난해 미국 구글 본사로부터 탈덕수용소에 대한 유의미한 정보를 입수받았으며 선처나 합의 없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탈덕수용소는 해킹 자작극을 벌이고 사과문을 올리는 등 태도 변화를 보였지만, 스타쉽은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리고 장원영이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승소를 거두며 처음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사진=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이번 판결은 사이버렉카 범죄에 대한 처벌 판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다만, 사이버렉카를 완전히 뿌리 뽑았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여전히 많은 사이버 렉카들이 거리낌없이 가짜 뉴스를 유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루미나크'가 있다. 루미나크는 스타쉽이 탈덕수용소를 향한 고소를 언급할 당시 언급했던 사이버 렉카이기도 하다. 루미나크는 현재까지도 활발히 활동하며 다양한 아티스트의 허위 사실을 담은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



유튜브 등 해외에 본사를 둔 플랫폼의 경우, 이들의 신상을 파악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스타쉽이 탈덕수용소의 신상을 파악할 수 있던 건, 팬들이 제보한 증거와 탈덕수용소의 영상을 모두 영어로 번역해 미국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미국 법원으로부터 정보제공명령을 이끌어냈고 구글 본사로부터 탈덕수용소의 정보를 받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수많은 사이버렉카를 상대로 증거를 수집하고 해당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는 소명까지 하기 위해서는 기하급수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현행법상 유튜브는 방송으로 분류되지 않아 방송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언론으로 분류되지도 않기 때문에 언론중재법의 적용 대상도 아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는 가능하지만, 삭제 혹은 접속차단 시정요구만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유튜브 등 뉴미디어 콘텐츠와 관련된 제도 개선을 위한 목소리가 팬과 업계를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사단법인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는 지난해 9월 성명서를 통해 "무분별한 악플과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 범죄에 대한 제도를 정비, 대중문화산업이 지속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많은 가짜 뉴스가 판치고 많은 아티스트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에서 사이버 렉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탈덕수용소를 상대로 제기한 스타쉽의 소송조차도 민사 소송 한 건과 형사 소송 한 건이 남아있다. 그럼에도 장원영의 승소는 사이버 렉카를 뿌리뽑기 위해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하는 지를 제시했다. 사이버 렉카와의 전쟁에서 의미있는 첫걸음을 뗀 가요계가 사이버 렉카 근절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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