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0억 어닝 쇼크" 엘앤에프…코스피 이전 상장에 주가 '폭발'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 2024.01.17 09:36

코스닥 이차전지 대장주로 평가받는 엘앤에프가 충격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3개 분기 연속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실적을 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오히려 엘앤에프의 성공적인 코스피 이전 상장을 기대했고 주가 역시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16일 엘앤에프는 전 거래일보다 1만5200원(8.01%) 오른 20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4분기 엘앤에프는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15일) 엘앤에프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6468억원, 영업손실 2804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밝혔다. 리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반영되며 적자 전환됐고 매출도 시장 기대치(9606억원)에 못 미쳤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리튬 가격 폭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은 2503억원이고 재고자산평가 반영 전 영업이익은 262억원"이라며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연초 계획 대비 20% 이상 판매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엘앤에프의 당장의 실적보다 코스피 이전 상장에 따른 수혜에 주목했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에 이전 상장을 청구했고 이날 거래소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이후 코스피에 상장되면 코스피200에 편입돼 패시브 자금 유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엘앤에프의 실적이 비로소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에 탄력을 줬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2, 3, 4분기 연속으로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리튬 가격으로 인한 양극재 판가 하락이 수익성을 떨어뜨린 영향이다. 하지만 리튬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고 이에 따른 래깅 효과(원료 투입 시차)가 완화될 것으로 투자자들은 예상한다.

정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엘앤에프의 어닝 쇼크보다 코스피 이전 상장에 따른 기대감, 실적 바닥 확인, 리튬 가격 안정화 등의 복합적인 요인을 긍정적으로 판단해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아직 방심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코스피 이전 상장 이후 주가가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개장일(2일)부터 코스피로 자리를 옮긴 포스코DX는 지난해 말 대비 이날까지 20.22% 하락했다. 이전 상장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되면서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장됐는데 이젠 그 재료가 소멸된 것이다.

엘앤에프의 실적 악화가 계속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래깅 효과가 통상적으로 3~6개월에 거쳐 나타나기 때문에 늦어도 올 상반기까지 어닝 쇼크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전날 기준 1kg당 86.5위안화인데 1년 전보다 약 80.67% 하락했다.

정 연구원은 "아직 래깅 효과가 끝나지 않았기에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는 편"이라며 "엘앤에프 외 다른 이차전지 기업들도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어닝 쇼크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엘앤에프에 껴있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선 양극재 판매량 증가 등을 통한 본업 회복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의 본격적인 회복을 위해선 고객사의 수요, 즉 엘앤에프의 판매량 회복의 징후가 보여야 한다"며 "전방 고객사가 전기차 가격 인하를 추가 단행한 만큼 이후 판매 동향에 따라 엘앤에프의 판매량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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