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이 지은 고려대 산학관에서 한국기술 탈취한 중국 기업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이강준 기자 | 2024.01.16 17:10

[MT리포트/中, K배터리 안방서 털어갔다]④

편집자주 | LG·삼성·SK로 이어지는 K-배터리 삼각편대 대형이 연이은 기술유출 사태로 흔들리고 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K-배터리와 전쟁 중인 중국이 이번엔 한국에 사무실을 차려 조직적으로 기술을 빼간 정황이 포착됐다. 기술유출 범죄에 대한 강한 처벌은 물론 민관 차원의 보안 강화까지 전반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고려대 산학관. /사진=김도현 기자
교육 성과와 산업 실효성을 동시에 높이고자 마련된 산학협력이 기술 유출의 장이 됐다. 기업의 기술 유출이 곧 국부 유출인 만큼 대학에서 비롯된 기술 유출에 대한 예방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고려대 산학관 내 테크노 콤플렉스에 중국 배터리 기업인 에스볼트(Svolt·펑차오에너지)의 한국 지사가 입주돼 있다. 에스볼트는 SK이노베이션(SK온)과 삼성SDI 엔지니어를 빼내 기술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기업이다.

고려대 테크노콤플렉스는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해 1996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대학 내 협력시설이다. 설립 당시 포항제철(포스코)·삼성그룹·LG그룹·한국통신(KT) 등 국내 대기업의 지원이 있었다. 현재도 삼성, LG, 한화 등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테크노콤플렉스에 입주하면 연구 개발비 지원은 물론 법률·특허 등 전문 서비스, 첨단 실험장비 지원, 대학 내 연구 인프라 활용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곳에 입주하려면 '입주기관 선정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한다. 산학 협력을 통해 국내 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하고자 마련한 건물에서 기술 유출이 벌어진 셈이다.

고려대 산학관 설립을 지원한 국내 기업 현판이 걸려있다. /사진=김도현 기자
산학협력 과정에서의 기술 유출은 해외에서 골칫거리다. 2017년 일본 도쿄의 한 대학 기술 계열 학부 소속 중국인 유학생이 항공기 탑재용 적외선 카메라를 홍콩을 통해 중국으로 반출해 외환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받았다.

해외 유학생,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 유학생에 의한 기술 유출 의혹이 계속되면서 이들 국가는 유학생의 비자 심사 기준을 높이고 있다. 일부 대학은 중국인 유학생의 입학을 막기도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로 국내 대학 내 유학생 비중이 꾸준 증가세에 있다. 대학은 사활이 걸린 만큼 유학생 유치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자칫 기술 유출로 이어질 수 있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항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기업은 거버넌스가 확실히 있는데 반해 대학은 각 연구실이 독립된 조직에 가까워 (기술 유출에 대해) 사실상 무방비에 가깝다"며 "중국, 베트남, 아랍 등 국가에서 유학생이 상당히 많이 와 있는 상황에 관리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구는 기본적으로 정보 공유를 토대로 이뤄지니 그동안은 개방성에 무게 중심이 있었지만 이제 안보에도 방점을 두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다"며 "다만 보안이 너무 강조되면 연구 혁신성, 자율성에 제한이 될 수 있어 조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법적 절차 등이 확정되면 내부 규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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