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상태 80%인데도...' 안세영은 완벽했다! AG 후 첫 우승 보인다... '10승 2패' 타이쯔잉과 결승 격돌 [배드민턴 말레이시아 오픈]

스타뉴스 안호근 기자 | 2024.01.13 20:34
안세영. /AFPBBNews=뉴스1
안세영. /AFPBBNews=뉴스1
투혼의 금메달로 온 국민에게 감동을 안겼다. 그러나 이후 부상으로 쉬어갔고 몸 상태를 완전히 끌어올리지 못했다. 새해 첫 대회를 앞두고 김학균 대표팀 감독은 "몸 상태가 80% 정도"라고 평가했다. 그렇게 나선 첫 대회 안세영(22·삼성생명)의 컨디션은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3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오픈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장이만(중국·17위)을 2-0(21-17, 21-11)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아시안게임에서 완벽한 금메달을 따낸 뒤 한 달 가량 회복기를 거쳤던 안세영은 이후 떨어진 폼으로 인해 고생했다. 아시안게임 이후 3개월 만에 드디어 다시 결승에 진출했고 정상 도전에 나선다.

결승 상대는 역대 전적 10승 3패로 앞서 있는 세계 4위 타이쯔잉(대만)이다. 천적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압도적인 결과를 보였던 상대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이후 나선 BWF 월드 투어 파이널 준결승에선 패했다. 몸 상태를 더 끌어올린 만큼 다시 한 번 천적의 위용을 뽐낼 태세의 안세영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후 귀국해 환히 웃고 있는 안세영. /사진=뉴스1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확정짓고 눈물을 흘리며 왕관 세리머니를 하는 안세영. /사진=뉴스1


지난해 안세영은 환골탈태했다. 뛰어난 기량을 갖췄음에도 경기 운영이나 위기 관리 능력, 철벽에 가까운 수비력에 비해 공격에서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그러한 것들을 모두 뒤집은 한해였다. 무려 11차례나 정상에 올랐고 예상보다도 빠르게 세계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지난해 말 BWF 선정 올해의 여자 선수상의 주인공도 역시 안세영의 차지였다. BWF는 안세영의 1년 간 활약을 조명하며 "안세영의 등장 전까지 여자 단식은 배드민턴 5개 종목 중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며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우승자들 여럿이 포진한 가운데 한 선수가 여자 단식을 지배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극찬했다.

특히 천위페이(중국)과 치른 아시안게임 결승전이 인상적이었다. 올 초 대회 출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한 김학균 감독은 "아무래도 아시안게임 결승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고 말했을 만큼 강력한 임팩트를 남겼다. 한 때 천적으로 불렸던 천위페이를 무릎 부상으로 인해 점프도 제대로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잡아내며 공식적인 '여제' 대관식을 치른 안세영이었다.

이후 부상으로 한 달 가량 휴식기를 가졌다. 부상은 털어냈고 다시 대회에 나서기 시작했으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3개 대회에 나섰으나 중국 마스터스에서 16강 탈락, 일본 마스터스와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도 준결승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부상을 당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안세영(오른쪽). /사진=뉴스1
무릎에 테이핑을 잔뜩 한 채 아시안게임 결승에 나섰던 안세영. /사진=뉴스1
여전히 안세영의 몸 상태는 완전치 않았다. 김 감독은 "부상은 털어냈지만 아직 몸 상태가 80% 정도 수준이다. 부상은 털어냈지만 훈련량 부족과 체력적인 문제"라며 "1월 대회도 아직 100%는 아니기에 우승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안세영은 거침 없었다. 32강과 16강까지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8강에서 만난 여지아민(22위·싱가포르)에 첫 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이후 두 세트를 내리 따내며 4강에 올랐다.


이날 준결승에서도 안세영은 단점을 찾기 힘든 완벽한 경기력을 뽐냈다. 구석을 노리는 장이만의 회심의 공격에도 안세영은 몸을 날리는 수비를 펼쳤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혼신의 수비는 장이만이 손 쓸 수 없는 코스로 날아들었다. 장이만은 안세영의 클리어링이 득점으로 연결되는 장면을 수차례 넋놓고 지켜봤다.

라인을 넘는 장이만의 공격은 정확한 판단으로 힘을 아꼈고 반면 라인 끝 쪽을 향하는 공격으로 장이만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완벽한 완급조절로 힘을 아꼈다. 단 36분 만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는 안세영. /사진=뉴시스
2023년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받고 포즈를 취하는 안세영. /사진=BWF 홈페이지
결코 무리할 이유는 없다. 안세영의 목표는 전영 오픈, 나아가 파리 올림픽이다. 정상의 자리에서 한 번 무너진 뒤 폼을 끌어올리기까지 힘겨운 나날을 보낸 안세영이기에 결코 급하게 갈 생각은 없다. 다만 몸 상태가 괜찮다면 쉽게 물러설 이유도 없다. 타이쯔잉에겐 갚아야 할 빚도 있다.

결승전은 14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다.

혼합복식에 나선 세계랭킹 7위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도 싱가포르 조를 2-0(21-16, 21-16)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김원호-정나은은 결승에서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일본) 조와 격돌한다.

여자복식 세계 2위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는 중국의 장수셴-정위조에 0-2(17-21, 17-21)로 져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안세영. /AFPBBNews=뉴스1
안세영과 14일 결승에서 격돌할 타이쯔잉.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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