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항로 다 막히자 들뜨는 해운주..왜?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 2024.01.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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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에 이어 호르무즈 해협까지 봉쇄 우려가 불거지자 해운사 관련주들이 주목 받고 있다. 가까운 항로 대신 먼 항로로 돌아갈 경우 운임이 상승해 관련주가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뿐만 아니라 환경 규제도 예정돼 운임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증시에서 흥아해운은 가격제한폭(29.89%) 까지 오른 4085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한해운(14.51%), HMM(5.41%), 팬오션(1.41%) 등도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이날 해운주들이 동반 상승한 건 전 세계 주요 항로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홍해를 지나는 영국 소유 선박 갤럭시 리더호를 나포했다. 홍해는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와 상품 무역량 12%를 담당하는 세계 무역의 핵심 교역로다.

이후에도 후티 반군은 민간 선박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홍해를 지나는 상선들이 잇달아 피격되자 머스크를 포함해 독일 하파크-로이트, 스위스 MSC, 프랑스 CMA-CGM 등이 홍해 운항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11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이 예멘 후티 반군을 상대로 공습을 개시했으나, 일각에서는 확전을 우려하고 있다.

같은 날 이란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고 밝히자 긴장감은 한층 더 고조되는 상황이다. 걸프 해와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의 해상 진출로로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1/3, 석유의 1/6이 통과한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5일 기준 1896.65까지 올랐다. SCFI가 1800선을 넘어선 건 1년 2개월 만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로이터=뉴스1

올해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집약도지수(CII) 규제가 도입된다는 점도 해운사에 긍정적이다. CII는 탄소 감축량 달성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이산화탄소의 양을 연료 사용량, 운항 거리 등 선박 운항 정보를 통해 지수화한 값이다. 아직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어할 상용기술이 부족해 현재로서는 속도를 줄이는 방법으로 규제에 대응해야 한다. 이에 따라 운항 일수가 늘어나면 운임 상승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수에즈 통행이 제한돼 해상 운임 상승세가 확인되고 있다"며 "올해부터 강화되는 환경규제로 운항 일수가 증가하는 등 운임 상승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대한해운을 현재 시점에서 벌크선사 중 최선책으로 꼽았다. 향후 운임지수 상승과 탱크선 시황이 개선되면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그는 "지난 5일 기준 대한해운의 주가는 2024년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8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글로벌 경쟁사 평균 0.88배에 비해 절반 넘게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며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고, 벌크 운임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팬오션은 CII 규제로 운임 상방 압력이 영업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모회사인 하림지주와 HMM의 인수합병(M&A)은 주가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재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HMM의 인수자금 조달을 위한 증자 우려가 HMM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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