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같은 세상에서 '나'를 찾아가는 JD1과 정동원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 2024.01.12 15:00
/사진=Mnet


가수 정동원이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이번에는 'AI 아이돌' JD1의 제작자로 나섰다. 제작자라는 타이틀과 'AI 아이돌'이라는 부캐를 내세웠지만, 결국 모든 걸 부딪혀야 하는 건 정동원 본인이다. 10대 중반의 나이에 또 한 번 스펙트럼을 넓힌 정동원은 JD1의 노래 가사처럼 미로 같은 세상 속에서 계속 나를 찾아가고 있다.


11일 오후 6시 'AI 아이돌' JD1의 데뷔 싱글 'who Am I'가 발매됐다. 팝 댄스 장르의 'who Am I'는 아이유, 아이브, NCT 127 등의 히트곡을 배출한 라이언 전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제발 알려줘, 뭔데 도대체 숨이 막혀 버릴 듯해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답이 있다면 제발 알려줘 고민해도 모르겠어" 등의 가사에는 세상에 대해 무지한 상태인 JD1이 겪게 되는 혼란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AI인 JD1이 겪는 상황을 나타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성인, 혹은 사춘기를 겪고 있는 10대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충실하게 JD1의 세계관을 설명하고 있다. 타인에 의해 세상에 태어나 버린 JD1이 혼란스러움을 겪지만, 여러 가지 데이터를 경험하며 배우고 스스로 독립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세상에 적응해 가는 JD1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뮤직비디오 엔딩에서 어디론가 떠나는 JD1의 모습은 다음 행선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이 밖에도 다양한 배경의 거리와 JD1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CG로 표현하며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사진='who Am I' 뮤직비디오


'who Am I'는 JD1의 데뷔곡이지만, 목소리에선 기시감이 느껴진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 익숙함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다. 뮤직비디오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사람이 바로 가수 정동원이기 때문이다. 연예계의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부캐(부캐릭터)' 콘텐츠 중 하나다. 특히 'AI 아이돌' JD1을 만든 사람 '본캐'인 가수 정동원이라는 설정을 통해 본캐와 부캐의 연관성도 만들었다. 실제로 정동원은 약 2년여 간의 시간 동안 곡과 안무, 스타일링 등 여러 방향에 참여하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쇼플레이 엔터테인먼트는 "JD1은 어린 나이인 정동원이 트로트라는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기 위해 새롭게 창작해 낸 독립된 페르소나"라며 "제작자인 정동원과 함께 음악,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동원이 투자한 2년이라는 시간은 음원과 뮤직비디오 그리고 음악방송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JD1은 기존에 정동원이 보여줬던 음악과는 또 다른 결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음원에 담긴 창법은 트렌디하며 뮤직비디오 속 청량한 비주얼도 인상적이다. 3분가량의 음악 방송에서는 절대 쉽지 않은 난이도의 안무 역시 어려움 없이 소화했다.






/사진=쇼플레이 엔터테인먼트


'who Am I'가 전하는 메시지 역시 인상적이다. 'AI 아이돌' JD1의 입을 통해 나오고 있는 가사는 아직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인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지만, 제작자인 정동원에게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2007년생 정동원 역시 아직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수라는 직업적 측면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정동원이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미스터트롯'이 끝난 지 어느덧 4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정동원은 트로트 가수로서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다. 앞으로도 트로트 가수로서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정동원의 스펙트럼을 트로트라는 장르로 국한한다면 이는 본인에게도, 보는 사람들에게도 아쉬울 수 있다. 그렇다고 기존에 정동원이 들려준 음악을 완전히 버릴 수도 없다. 여전히 정동원의 음악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동원은 JD1이라는 새로운 페르소나를 통해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음악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음악을 향해 도전하겠다는 뜻을 선언했다.


나아가, 자신의 무대를 한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동원과 같은 2007년에 태어난 아이브 이서, 제로베이스원 한유진, 베이비몬스터 라미 등 많은 아이돌 가수들은 글로벌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음악, 퍼포먼스, 비주얼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봐도 정동원의 실력은 이들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지만, 그동안 정동원이 보여준 모습이라면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생긴다. '미로 같은 세상 속 계속 나를 찾아보기 위해' 새로운 출발선에 선 JD1, 정동원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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