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보다 美中 무력분쟁 가능성이 높은 곳 [PADO]

머니투데이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 2024.01.13 06:00

편집자주 | 대만이 1월 13일 총통 선거를 치르면서 다시금 대만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가능성을 주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훨씬 더 첨예한 대립과 분쟁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 이미 존재합니다. 중국, 대만은 물론이고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 대부분의 영유권 주장이 충돌하고 있는 남중국해입니다. 저우보 전 중국 인민해방군 상교(대령)는 뉴욕타임스에 '대만보다는 남중국해에서 미중 무력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과 필리핀의 충돌은 눈에 띄게 거세지고 있습니다. 남중국해에서 특이한 것은 작은 돌섬(rock)이나 수면 아래 있는 암초의 존재입니다. 이 보잘것없는 바위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하거나 폐선해야 할 배를 고의적으로 좌초시켜 그 위에 국가 주권의 수단들(무기나 감시 및 통신 시설 등)을 추가하면서 조금씩 국가의 관할권을 확대해나갑니다. 영토가 영토인 것은 그것이 힘을 투사하는 플랫폼이 되기 때문입니다. 항공모함, 구축함 같은 군함이 국제법상 영토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 것도 국가의 힘을 투사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남중국해에는 수많은 돌섬, 암초를 마치 해군 함정처럼 국가의 힘을 투사하는 플랫폼으로 만들려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이 애틀랜틱 기사를 읽으면서 조용히 전개되고 있는 '영토전쟁'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10일(현지시간) 촬영해 공개한 사진으로 중국 해경선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 군도 동쪽 아융인 암초(국제명 세컨드 토머스·중국명 런아이자오)에서 필리핀 보급선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3.12.10. /그래픽=PADO /사진=AFP=뉴스1

처음에 등장한 것은 여러 언어가 새겨진 콘크리트 표지석들이었다. 1990년대 중반 필리핀 해군 조종사들이 정찰 비행 중 이를 발견하고 부대를 보내 이를 제거했다. 그다음은 오두막이었다. 폭풍우가 몰아칠 때 어부들이 피난처로 삼을 법한 작은 나무 구조물들이 무인도에 등장했다. 이를 발견한 조종사 중 하나인 알베르토 카를로스는 당시에는 그다지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나중에서야 카를로스는 자신이 중국의 남중국해 정복 초기 단계를 목격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중국은 척박한 바위섬 여럿에 정보 수집 장비와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스텔스 전투기를 배치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스프래틀리 군도에 있는 점령지 7개소에 3200에이커(390만 평)가 넘는 땅을 추가했다.

남중국해는 아마도 세계에서 분쟁이 가장 치열한 수로일 것이다.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대만이 모두 이곳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만큼 호전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국가는 없다.

필리핀은 중국군이 거의 매일 자국 선원과 어부들을 위협한다고 불평하고 있으며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대통령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동영상, 사진, 목격자 증언을 공개해왔다. 2023년 10월 말, 당국은 중국 선박이 필리핀 선박과 두 차례 충돌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러한 사건들로 우려하는 게 비단 필리핀 정부만은 아니다. 과거 미국 식민지였던 필리핀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오래된 동맹국이며 양국은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사실 오늘날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포함한 전 세계의 모든 분쟁 중에서, 남중국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과 필리핀의 긴장은 잠재적인 폭발력이 가장 큰 분쟁으로 손꼽힘에도 불구하고 주목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2

023년 초 한 전직 중국군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간의 분쟁이 대만 주변보다 남중국해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수학적으로 볼 땐 간단한 문제예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 책임자인 그렉 폴링은 내게 말했다.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장소가 너무 많아요... 뭔가 잘못될 수 있는 잠재적 표면적이 너무 넓습니다."

2023년 1월 마르코스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다음 달, 중국 해경은 세컨드 토마스 암초 인근에서 필리핀이 "군용 레이저"라고 표현한 것을 필리핀 해경 함정에 사용해 승무원들의 눈을 일시적으로 멀게 했다. 유출된 미 국방부 기밀문서에 따르면 마르코스는 이 사건을 "베이징 방문으로 생긴 선의를 무효화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이 기밀문서는 마르코스가 "필리핀의 남중국해 관련 태세 강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르코스는 바로 그렇게 했다. 그는 미국이 필리핀 내 주둔 군 병력을 확대할 것을 촉구하고 2023년 초 합동훈련에 참석했다. 11월 말, 필리핀과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3일간 해상 및 공중 연합 순찰을 실시했다.

중국은 필리핀이 미국의 하수인이라고 비난하는 것으로 응수했는데 이는 중국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소국에 대해 주기적으로 하는 표현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계속 압력을 가하고 있다. 카를로스는 하루에 약 400척의 중국 선박과 100척의 베트남 선박이 필리핀의 경제수역 및 영해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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