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선택"…美주도 후티 공습에 비판도 쏟아진다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 2024.01.12 15:11

러시아 "유엔 헌장 위배" 안보리 소집 요구…
사우디 "긴장 고조에 심각한 우려, 자제해야",
미국 민주당에서도 "의회부터 왔어야" 지적

영국 공군 소속 유로파이터 전투기가 예멘 공습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키프로스에 위치한 영국령 아크로티리 공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과 영국이 예멘 후티군을 직접 공습한 데 대해 한국 등 10개국이 항행의 자유를 내세워 지지 공동성명을 발표했지만, 미국 여당 일부를 비롯해 국제사회의 반발도 적지 않다. 이란과 함께 아랍권 양대축을 맡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감을 표했고, 러시아는 유엔 헌장에 위배된다며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소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 예멘 공습에 요동치는 국제사회


12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은 주유엔 러시아 상임대표부가 이날 중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긴급 소집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도 익명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러시아 대표부가 미국과 영국의 예멘 폭격이 유엔 헌장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전했다.

같은날 이슬람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외교부 성명을 통해 "홍해 인근에서 진행 중인 군사 작전과 예멘 공습으로 인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영국을 향해 "자제력을 발휘해 더 이상 긴장이 고조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레바논 뉴스 채널 알마야딘에 따르면 후티 정부 외무부 차관을 맡고 있는 후세인 알아지는 공습 직후 영국과 미국에 보복을 예고헀다. 그는 "무모한 공격에 대해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며 그 결과는 스스로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영국, 미국을 겨냥해 비판 성명을 냈다. 후티 군과 헤즈볼라를 공공연하게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란도 "예멘 주권 침해"라며 비판에 나섰다. 이란은 특히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 호를 나포하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


"주이라크 미국 대사관에 폭격" 오보


이스라엘 매체 마리브에서 주이라크 미국 대사관이 폭격을 당했다고 보도하면서 중동 군사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으나, 보도 과정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리브의 자매지인 예루살렘포스트가 이 보도를 그대로 인용했다가 '대사관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고 정정했다.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개전 이후 미국을 향한 이라크 내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중동 전문매체 알아라비야뉴스에 따르면 개전부터 지난달까지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을 겨냥해 100차례 가까운 공격이 있었다.


모하메드 시아 알 수다니 이란 총리가 지난 9일 로이터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이라크 정치권에서는 미군 때문에 긴장이 조성된다면서 철수를 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군은 2003년 사담 후세인 사살 이후로도 ISIS 잔당 소탕을 명분으로 계속 이라크에 주둔 중이었다. 모하메드 시아 알 수다니 총리는 지난 9일 로이터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군 철수) 시점에 대해서 신속히 합의할 것"이라며 "그래야 공격 행위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 내 비판…"바이든, 의회 먼저 왔어야"


미국 정치권에서도 예멘 공격에 대한 비판이 적잖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헌법을 위반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발 호일 민주당 하원의원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헌법에 따르면 외국 군사작전을 승인할 수 있는 권한은 오직 의회에 있다"며 "어떤 대통령이든 (외국에서 군사작전을 하려면) 먼저 의회에 와서 승인을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로 칸나 하원의원도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먼저 나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주예멘 미국 부공관장 출신 나빌 카우리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이번 예멘 공격을 "미국 외교의 실패"로 규정했다. 그는 "이번 공격으로 미국은 가자 지구 전쟁에 직접 개입하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번 공격은 큰 실수다. 긴장만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했다. 지정학 전문 컨설팅업체 걸프스테이트어낼러틱스의 조르조 카피에로 CEO는 "미국은 다른 카드를 쓸 수도 있었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휴전에 응하도록 압박할 수 있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더욱 위험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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