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내려고 2.8조 주식 매각"…'상속세 개편' 언제쯤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 2024.01.11 14:47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왼쪽부터),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1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열린 고 이 회장 100일재에 참석하고 있다. 2021.2.1/뉴스1
상속세 개편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삼성 오너 일가 세 모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총 2조8000억원 규모 삼성 계열사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상속세 개편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지만 정부·여당은 정치적 이유로 추진을 미루고 있다.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상속세 개편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삼성전자 지분의 약 5%에 해당하는 2982만9183주(약 2조1900억원)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하기 위해 10일 장 마감 후 수요예측에 나섰다.

추가로 이부진 사장은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일부 지분도 블록딜 형태로 매각한다. 이에 따른 세 모녀의 매각 추진 주식은 총 2조8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세 모녀가 대규모 주식 매각에 나선 것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서다. 지난 2020년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별세하면서 유족에 남긴 상속 재산은 26조원이었다. 이로 인해 삼성 오너 일가가 내야 할 상속세는 약 12조원에 달한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2024.01.08.
이번 사안을 계기로 상속세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다시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재계는 우리나라가 경제 규모 대비 상속세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고 꾸준히 지적해왔다.

현재 상속세는 피상속인이 '물려주는 재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유산세 방식이다. 기획재정부는 윤 대통령 공약에 따라 상속인이 '물려받는 재산'만큼 상속세를 내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재부는 지난 2022년 '상속세 유산취득 과세체계 도입을 위한 전문가 전담팀'을 구성·운영했다.


원래 정부는 지난해 상속세를 개편할 계획이었지만 "너무 큰 작업"이라는 이유를 들며 추진을 미뤘다. 상속세 개편 계획은 올해 경제정책방향에도 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등 주요 세제 개편 의지를 밝히면서도 상속세 개편에 대해선 별도 언급하지 않았다.

상속세 개편 추진이 자칫 '대기업·부자 감세' 프레임에 갇혀 총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런 만큼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할 경우 상속세 개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경우 정부는 6월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7월 내놓는 '2024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상속세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야당이 승리할 경우 상속세 개편은 동력을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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