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CPI, 전망 웃돌 듯…금리 인하 기대 낮아지면 시장 충격은?[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4.01.10 19:35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오는 11일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픽싱(fixing)시장 트레이더들은 시장 컨센서스보다 높은 수치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픽싱시장이란 한쪽은 현재의 기대 인플레이션에 근거해 고정 금리를 지급하고 상대방은 실제 인플레이션에 근거해 변동 금리를 지급하는 CPI 스왑시장을 말한다.

픽싱 트레이더들은 2022년 인플레이션 폭등세를 정확하게 예측한 전례가 있다.





12월 CPI 상승률 반등 전망


9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픽싱시장의 트레이더들은 지난해 12월 CPI가 전년비 3.3% 상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망치 3.2%보다 0.1%포인트 높은 것이다.

시장 컨센서스와 픽싱 트레이더들의 전망치 모두 지난해 11월의 전년비 CPI 상승률 3.1%보다는 높은 것이다.

CPI 상승률이 반등하고 여기에 시장 컨센서스까지 웃돈다면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CPI는 11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에 공개된다.

다만 긍정적인 것은 트레이더들이 지난해 12월 CPI 상승률 반등을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올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헤지펀드 윈쇼어 캐피털 파트너스의 트레이더인 갱 후는 지난해 12월 전년비 CPI 상승률이 반등했을 것으로 전망하는데 대해 항공료와 자동차 보험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공료와 자동차 보험료 상승세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올해 연준(연방준비제도)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반적인 전망에 "위협이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근원 CPI 상승률은 픽싱도 하락 전망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에 대해서는 픽싱 트레이더들도 이코노미스트들과 마찬가지로 전월비 0.3%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의 전월비 상승률과 같은 것이다.

지난해 12월 근원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3.8%로 전월(지난해 11월) 4.0%에 비해 낮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티펠, 니콜라우스 & Co.의 이코노미스트인 로렌 헨더슨은 마켓워치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CPI는 올해 첫 CPI 발표인 만큼 당연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연준 위원들도 오는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CPI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CPI가 "예상대로 나온다면 연준이 지난해 12월에 예고한 대로 올해 3번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확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 12월 CPI가 예상 이상으로 상승하면 현재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3월 금리 인하 전망은 꺾이고 금리 인하 시기는 올 하반기로 미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틱 "올해 금리 인하 2번 필요"


문제는 현재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너무 과도하다는 점이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3월부터 금리를 0.25%포인트씩 연내 6~7번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가 침체에 빠진다면 이 정도 큰 폭의 금리 인하도 가능하지만 현재 증시는 경기 침체를 전혀 감안하지 않은 채 무난한 소프트랜딩(연착륙)을 기대하고 있다.

연준도 경기 연착륙을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낮추려 하고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8일 첫 금리 인하가 올 3분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0.25%포인트씩 2번의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에 발표된 연준의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연준 위원들의 올해 금리 전망치 중앙값이 시사하는 3차례의 금리 인하보다 적은 것이다.



보먼 "아직 금리 인하할 상황 아냐"


같은 날 연준 내 매파로 분류되는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세를 지속하면 통화정책이 경제 성장세를 너무 억제하지 않도록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아직 그 수준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금리를 더 올리지 않아도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수 있지만 금융 여건이 완화되면, 즉 금리가 인하되면 물가 상승폭이 다시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일에는 오후 3시15분(한국시간 11일 오전 5시15분)에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 전망을 주제로 연설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FOMC에서 연준 의장과 부의장에 이어 3번째로 영향력이 큰 인물인 만큼 발언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윌리엄스 총재는 지난해 12월13일 FOMC가 끝난 뒤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고조되자 이틀 뒤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재 금리 인하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 않으며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충분히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강세, 인플레 복병


노동시장의 강세가 인플레이션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해 12월에 미국의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21만6000명 늘어났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17만3000명 증가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브렌트 슈트는 빠듯한 노동시장 수급을 언급하며 근로자 임금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시킬 수 있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불씨"라고 밝혔다.

종합하면 인플레이션은 전반적으로 하락 궤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12월 수치는 일시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점과 현재 시장에 반영된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은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 한 너무 과도해 보인다는 점이다.

올들어 증시가 지난해 하반기 급등에 대한 후유증으로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고 하향 조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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