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제약사의 반격…실적 안전성에 이제 신약 성과 '플러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24.01.09 16:32
국내 전통제약사가 R&D(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제약 사업의 탄탄한 이익창출능력에 신약 개발 성과가 더해지면서 투자 매력이 한층 높아졌단 평가다. 올해 글로벌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환경도 긍정적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등 국내 주요 제약사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최근 잇따라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확보했다. 국내 제약 시장에 공급하는 전문 및 일반 의약품으로 실적 안전성을 확보한 가운데 신약 파이프라인이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단 분석이다.

유한양행은 대표 파이프라인이라 할 수 있는 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에 대한 기대가 크다. 올해부터 국내외 시장에서 본격적인 매출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에선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지난해 6월 확장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올해부터 건강보험(건보) 급여가 적용된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 2차 치료 단계에서 모두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활용 폭이 넓어졌다. 국내 폐암 환자는 약 3만2000명으로 추정된다.

또 지난해 12월 렉라자 파트너인 글로벌 제약사 얀센(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이 렉라자와 리브리란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품목허가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포문을 열었다. 렉라자가 미국 FDA의 허가를 받으면 유한양행은 렉라자로부터 1200억원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할 수 있다. 물론 렉라자 판매에 따른 추가 수익도 얻을 수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글로벌 제약 시장의 화두인 비만치료제 연구에서 국내 기업 중 가장 속도가 빠르단 평가를 받는다. 이미 국내 임상 3상에 진입했다. 한국인 대상 임상 시험 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비만치료제를 선보이겠단 목표다. 또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한 새로운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를 비롯해 비알코올성지방간염 등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되며 최근 주가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달 3일 장 중 37만7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NH투자증권은 한미약품의 신약 가치가 계속 주목받을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44만원으로 높였다.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화학합성 신약 'CKD-510'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약 1조7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하며 신약 개발 역량을 입증했다. CKD-510의 대형 기술수출로 종근당의 다른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종근당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KD-702' 등을 개발하고 있다.

노바티스와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 이후 주식시장에선 종근당에 대한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종근당 주가는 13만원을 돌파하며 연중 저점 대비 2배 가까이 주가가 상승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은 그동안 동종업계와 비교해 낮은 멀티플을 적용받았는데 이는 R&D에 대한 낮은 기대 때문"이라며 "하지만 CKD-510 가치 반영에 따른 추가 기업가치 향상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추가적인 기술이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 시장은 지속적인 인구 고령화 등에 따라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라며 "국내 전통제약사는 탄탄한 실적 안전성과 이익창출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신약 R&D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는데, 최근 일부 기업의 상업화 및 연구 성과가 주목받으면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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