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후 수분양자의 불안감이 커짐과 동시에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1군 브랜드를 보유한 대형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해야 안전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시장이 침체해도 상대적으로 대형사들이 재무적으로 버틸 여력이 더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시공능 평가 16위로 중견사 중에서도 순위가 높았기 때문에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충격이 더 큰 것 같다"면서 "태영 사태 이후 중견·중소보다 대형사 선호 분위기가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좋은 입지에 있는 사업장 위주로 양질의 수주를 해야 하는 데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중견사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2~3년 전부터 입지만 좋으면 작은 규모 사업 수주전에도 뛰어들면서 중견사들은 점점 더 지방으로 밀려났다"면서 "지금도 10대 건설사 쏠림현상이 심한데 분양자들이 이전에는 안 보던 시공사의 재무성까지 따지는 등 수주나 분양 실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크아웃으로 가더라도 수분양자가 받는 피해는 제한적이지만 분양자의 심리적인 불안감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견사들은 태영이라는 개별 회사의 재무적인 문제로 중견업체 전체로의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히려 건물이 무너지는 안전상의 심각한 문제 등은 대형사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등 대형사와 중견사로 단순 구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중견사들은 이럴 때일수록 브랜드 이미지 강화, 안전 시공, 합리적인 공사비 책정 등으로 대결한다는 전략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올 상반기 내에 '한라비발디'를 대신할 새로운 브랜드를 27년 만에 론칭한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새롭고 고급스러운 브랜드 출시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1년 '동문 디 이스트'라는 브랜드를 출시한 동문건설은 올해도 브랜드 마케팅 강화에 나선다. 오는 8월 계약 만료가 돌아오는 모델인 배우 이제훈 씨와의 계약을 연장하고 유튜브 협찬 등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대대적인 브랜드 홍보 및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시장이 침체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브랜드를 알리고 홍보 효과가 큰 채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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