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반도체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8일(현지시간) PC와 노트북에 사용되는 AI 반도체, 이른바 '로컬' AI 반도체를 선보이면서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6.4% 오른 522.53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11월20일 504.09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뒤 거의 두달만에 신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이날 엔비디아의 상승률은 지난해 8월21일 8.5% 급등 뒤 최대 폭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PC와 노트북에 사용되는 AI용 반도체 3종을 선보였다. 지난해 H100 등 데이터센터의 서버에서 생성형 AI를 훈련하는데 필요한 GPU(그래픽 프로세싱 유닛)로 AI 호황을 주도한데 이어 PC와 노트북용 AI 반도체시장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날 엔비디아가 공개한 3종의 GPU인 RTX 4060 슈퍼와 RTX 4070 Ti 슈퍼, RTX 4080 슈퍼는 PC와 노트북에서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추가 '텐서 코어'를 포함하고 있다. 이 3종의 반도체 가격은 599~999달러이며 에이서와 델, 레노버 등의 PC와 노트북에 탑재될 예정이다.
PC용 GPU는 게임용으로 오랫동안 엔비디아의 주력제품이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GPU, 즉 그래픽카드는 정보를 클라우드로 전송하지 않고도 PC와 노트북에서 AI 모델을 실행할 수 있도록 성능이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공개한 3종의 GPU가 주로 게임용으로 사용되겠지만 AI 앱들도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들어 RTX 4080 슈퍼는 이전 모델보다 150% 더 빠르게 AI 비디오를 생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한 다른 소프트웨어 개선으로 인해 거대 언어 모델 처리 속도는 5배 더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가 이날 발표한 3종의 GPU는 어도비의 생성형 AI 포토샵인 파이어플라이에서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화상 통화시 배경을 제거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엔비디아는 향상된 GPU의 성능을 활용할 수 있는 AI 앱들이 내년에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말 AI 반도체를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버전의 윈도인 윈도 12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날 로컬 AI용 GPU를 발표하면서 엔비디아는 인텔과 AMD, 퀄컴 등과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인텔과 AMD, 퀄컴은 모두 머신 러닝에 특화된 이른바 AI용 PC를 구동할 수 있는 새로운 칩을 발표했다.
데이터센터의 강력한 슈퍼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PC나 노트북에 AI 칩을 탑재해 AI 앱을 구동하는 방식은 AI용 PC, 로컬 AI 모델, 또는 '엣지(edge) 컴퓨팅' 등으로 불린다.
엔비디아는 까다로운 문제에 대해서는 클라우드 서버를 사용하는 앱을,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작업에서는 로컬 AI 모델을 사용하는 앱을 추천했다.
한편, 엔비디아가 이날 발표한 GPU는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조항에 걸리지 않아 중국으로 수출이 가능하다. 엔비디아는 이 GPU들이 수출 규제로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GPU를 구할 수 없는 중국 기업들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엔비디아는 이날 오전 JP모간 체이스의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암젠 및 리커전 파머소티컬스와 제휴 확대를 발표하고 제약산업을 위한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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