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는 9일부터 시작되는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위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2곳과 손을 잡았다고 8일 밝혔다. 구체적인 제휴사는 공개하지 않았다. 주담대 갈아타기는 금융사의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대출을 갈아탈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주담대를 보유한 채무자는 앞으로 토스·카카오페이·핀다·네이버페이 등 대출비교플랫폼과 금융사 앱에서 원스톱으로 대환을 할 수 있다.
대출비교플랫폼 시장에서 50% 넘는 점유율을 가진 토스에 이어 업계 2·3위인 카카오페이·핀다도 5대 은행 통입점에 실패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5월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출시될 당시 플랫폼 중 유일하게 5대 은행을 모두 입점시켰지만 이번엔 KB국민·신한·NH농협은행 등 3곳만 손을 잡았다. 핀다는 우리은행 1곳과 제휴했다. 업계 4위 네이버페이는 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4곳과 손을 잡았으나 KB국민은행은 입점시키지 못했다.
5대 은행이 주요 플랫폼 1~2곳만 제휴하면서 플랫폼의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흥행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작됐을 때도 플랫폼을 통한 대출 실행 비율이 기대보다 높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 핀테크 관계자는 "대출 갈아타기가 가동될 당시 플랫폼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은행 앱에서 대환이 훨씬 활발히 이뤄졌다"며 "주담대는 은행의 취급 비중이 높은 상품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5대 은행이 플랫폼 제휴에 소극적인 이유는 주담대 시장의 주도권을 플랫폼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다. 지난해말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92조8922억원으로, 5대 은행 전체 가계 대출의 약 77%를 차지한다. 이미 은행의 장악력이 높은 상품이다 보니 플랫폼에 입점하기보단 자사 앱에서 직접 판매하는 것이 은행 입장에선 주도권을 가져가기 더 유리한 전략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예상된다.
핀테크는 채무자의 효익을 높이기 위해 은행이 플랫폼 입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사 상품만 취급하는 은행 앱이 아니라 플랫폼을 통해 여러 금융사의 금리와 한도를 비교해야 대출 갈아타기의 취지가 더 살아난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핀테크 관계자는 "주담대는 신용대출보다 은행의 힘이 강하게 작용하는 상품이라 제휴 논의를 할 때부터 쉽지 않았다. 당국이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준비할 때 5대 은행에 '플랫폼 1곳 이상엔 들어가라'고 지시하기도 했다"며 "은행이 더 다양한 주담대 대환 상품을 출시하고 이를 플랫폼에 입점하면 중·저신용자의 선택권이 늘어 취약 채무자가 채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