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과 얼굴형 달라서…" 집중력 떨어진 근시 중학생, 안경이 원인?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 2024.01.09 09:50

청소년기에 권장되는 시력 교정법은 안경 착용이다. 하지만 어른용을 쓰자니 코받침 부위가 붕 뜨고, 어린이용을 쓰자니 콧등·귀가 꽉 끼는 등 불편감이 적잖다. 실제로 2001년 한국안광학회지에 실린 '초등학생의 안경 착용에 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설문조사에서 청소년의 32.3%가 '안경 착용을 중단했거나 가끔 착용한다'고 답했는데 그중 67.4%가 '안경이 불편해서'라고 답했다.

청소년기에 시력을 제대로 교정하지 않으면 학업 시 집중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활동량이 많은 일상생활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실제로 2010년도 한국안광학회지에 실린 '초등학교 학생의 근시도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근시안의 학생은 정시안의 학생보다 삶의 질 총점이 낮게 나타났으며, 신체활동 시 더 불편하게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도 한국안광학회지에 실린 '초등학생들의 양안시이상과 학업성취도와의 상관성 연구'에 따르면 시력 이상이 있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국어·수학·사회·과학·영어 교과목 모두에서 학업성적이 유의하게 낮았다.
연령대별 근시 유병률. /자료=대한안과학회
그런데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8명은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근시'에 해당한다. 2014년 대한안과학회가 발표한 '우리나라 10대 근시 유병률 현황'에 따르면 국내 만 12~18세 청소년의 근시 유병률은 80.4%에 달한다. 특히 고도 근시 유병률은 12%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중증도 근시 환자도 43%를 넘어서며 청소년 근시 환자의 약 70%가 중증, 고도 근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초등학생의 근시 유병률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1970년대 초등학생의 근시 유병률은 8~15% 내외였지만, 1980년대에는 23%, 1990년대에는 38%, 2000년대에는 46.2%에 이르는 등 40년 전에 비해 초등학생 근시 유병률은 약 5.8배 증가했다. 특히 교육부의 '2021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 통계' 결과에 따르면, 학업에 집중해야 할 13~16세의 시력 이상(시력 검사 완료자 중 안경 등으로 교정 중이거나 나안 시력이 좌·우 어느 한쪽이 0.7 이하인 경우) 학생은 72%에 달했다.


성장기엔 학습 시간이 길고,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등 환경의 변화로 눈 피로가 빠르게 증가한다. 서울대병원 안과전문의 서종모 교수는 "시력 이상이 있는 청소년이 눈을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눈 피로를 줄이려면 안경 크기부터 렌즈 도수까지 자기에게 잘 맞는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며 "안경 착용으로 인한 근시 교정은 사물을 바라보는 '시축'과 안경 렌즈의 '광학축'이 잘 맞아야 효과가 크고 오래 써도 편안해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와 성별에 따른 얼굴너비를 분석한 데이터. /자료=브리즘
성장기의 얼굴은 성인과 어떻게 다를까. 개인 맞춤형 안경 브랜드 브리즘이 최근 만 8~18세 청소년 500여 명의 평균 얼굴 윤곽 자료를 분석했는데 청소년은 성인보다 얼굴 너비가 좁고, 콧대가 낮으며, 귀와 눈 사이 거리가 짧은 게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전 연령 중 10대 성장기에 얼굴 너비 변화 폭이 가장 컸으며, 같은 연령이더라도 성장 속도에 따라 얼굴 윤곽과 부분 계측치가 달랐다. 성별 차이도 컸다.

이에 브리즘은 성장기 학생을 위한 맞춤형 안경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개별 성장 속도 차이에 따라 각기 다른 얼굴 윤곽 자료를 수집,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청소년 맞춤형 안경 2종(올리버·올리비아)을 선보였다. 브리즘 관계자는 "얼굴이 변화하는 성장기에 얼굴뼈·코뼈 등에 안경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경테 자체 무게를 7g 정도로 가볍게 제작했다"며 "대한안과학회가 성장기 학생에게 6개월 주기의 시력 검사를 권장함에 따라 6개월마다 정기 시력검사와 피팅 서비스를 무상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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