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보잉 '737 맥스-9' 기종에 대한 긴급 점검과 임시 운항 중단을 명령했다. 이는 전날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이륙한 뒤 발생한 알래스카 항공의 사고 때문이다.
점검 시간은 항공기당 4~8시간가량 걸릴 예정으로 전 세계에서 171대가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을 예정이다.
미국에서 보잉 '737 맥스-9' 항공기를 보유한 항공사는 유나이티드 항공(79대)과 알래스카 항공(65대) 두 곳이다. 하지만 이들이 미국 내 항공 수요를 주로 책임지고 있어 FAA의 이번 조치는 미국을 오가는 여행객들의 항공 일정에도 차질을 줄 전망이다. 항공 데이터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알래스카 항공은 이달에만 보잉 '737 맥스-9' 기종으로 5000회 이상의 항공편을 운항할 예정이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FAA 발표 후 약 60편의 항공편을 취소했고, 보유한 문제의 기종 중 33대가 당국의 안전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5일 알래스카 항공 1282편 보잉 '737 맥스-9' 여객기는 포틀랜드 국제공항에서 이륙 직후 회항해 비상 착륙했다. 해당 여객기의 측면 창문과 벽체 일부가 비행 도중 폭발음과 함께 뜯겨 나가면서 기체에 큰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여객기에는 승객 171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77명이 탑승한 상태였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블룸버그는 이 기종이 비상구를 추가 설치할 수 있는 모듈식으로 제작됐으며, 알래스카 1282편은 사고가 난 공간을 영구적으로 막아 벽체로 사용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제조 과정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태가 보잉의 매출, 특히 중국 사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시사했다. 통신은 "보잉은 최근 몇 년 동안 제조 결함과 값비싼 수리 비용을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자 가장 큰 수익원인 '737 맥스' 운항 중단이 회사 운영의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항공 규제 당국이 자국 내 보잉 맥스 기종에 대한 착륙 가능성을 포함해 이번 사고에 대한 대응책을 검토하고자 긴급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보잉은 지난 2018년(인도네시아 항공)과 2019년(에티오피아 항공)에 공급한 737 맥스-8 항공기가 잇따라 추락하며 346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빚어 명성에 큰 타격을 입은 적이 있다. 이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해당 기종의 자국 내 운항을 금지했다. 이후 미국과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항공사들은 보잉의 737 맥스 기종을 신규 주문에서 배제해왔으나,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년 만에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중국의 '보잉 보이콧'도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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