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로 용도변경 해달라" 위기의 PF 사업장 아우성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2024.01.07 08:45

'PF 정상화 조정위원회'에 오피스텔 용도변경 요구 다수 접수
"용도변경 어려운 부분 있어…추후 시장 수요에 따라 검토할 것"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 등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주)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4.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위기가 현실화한 가운데,생활형 숙박시설(생숙)이나 도시형 생활주택(도생) 등 비아파트 부동산 PF 사업장에서 오피스텔 등으로 용도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분양 시장이 침체했으나 생숙과 도생보다는 그나마 오피스텔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용도변경 등 조정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 난감한 상황이다. 다만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시사한 만큼 정책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7일 국토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가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PF) 정상화를 위한 가동한 조정위원회에 생숙, 도생 등 비아파트 PF 사업장에 대한 조정 신청이 다수 접수됐다. 이들 비아파트 PF 사업장은 분양시장이 빠르게 침체하면서 차라리 오피스텔로라도 용도변경을 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생숙은 준주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숙박업으로 신고해야 해 분양이 안 되고, 도생은 소형주택으로 빌라와 마찬가지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그나마 오피스텔이 낫다는 판단에 용도변경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라며 "비아파트는 대부분 중소건설사가 공급하고 있어 부실 위험이 눈앞에 닥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생숙과 도생 등 비아파트는 과거 부동산 상승기에 수익형 투자상품으로 떠오르며 우후죽순 공급됐으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고금리와 분양가 상승 등으로 분양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으로, 아파트도 일부를 제외하고 미분양 우려가 커졌다. 특히 생숙과 도생은 더욱 외면받는 상황이다.


이들 PF 사업장에서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요구하는 건 그나마 규제 완화 가능성 등 실낱같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 취임한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후보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오피스텔 주택 수 포함' 문제에 대해 "불합리한 것들은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그는 "다양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중 오피스텔 건축 활성화는 제 마음속에 있는 정책 중 하나"라고 했다.

업계에서도 지속적으로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초 한국부동산개발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오피스텔 주택 수 제외 등 규제 완화 사항을 국토부에 공식 건의했다. 정원주 대한주택건설협회장은 신년사에서 "소형 도시형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 주택 수 산정 개선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PF 정상화 조정위원회는 일단 용도변경은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공사 중인 사업장을 물리적으로 바꾸기가 어렵고, 학교용지 부담금이나 주차장 기준 등이 달라 용도변경이 힘든 상황"이라며 "부지 자체도 당초 생숙 등의 경우 업무시설 용지로 공급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분양했는데, 이를 주택 용지로 바꾸게 될 경우 생기는 문제 등 여러 가지로 불가피하게 조정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 추가로 수요가 있으면 다시 조정위를 열어 검토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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