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법원은 한앤코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주식양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1·2심 재판부에 이어 대법원도 한앤코의 손을 들어주면서 60년 만에 남양유업의 오너 경영 체제가 막을 내리고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남양유업은 "경영권 분쟁 종결로 남양유업 구성원 모두는 회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각자 본연의 자리에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홍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남양유업 노동조합 측도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 전부터 원심과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한 만큼 남양유업 내부에서도 이번 판결을 예상했다는 분위기다. 이날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인근에서 만난 남양유업 임직원들은 구조조정과 적자 개선 등 달라질 경영 환경에 대해 지적했다.
한앤코가 경영권을 인수하더라도 기존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하겠단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거란 게 업계의 예상이다. 하지만 사모펀드 특성상 수익성 증대와 오랜 적자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직원 A씨는 "직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구조조정이었는데 회사 경영 사정이 나아지려면 결국 구조조정을 하게 되는 건 아닌지 자조적인 의견이 오갔다"고 말했다. 직원 B씨는 "사모펀드는 최대한 수익성을 짜내려고 할 것"이라며 "경영 개선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나올지 불확실하지만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앤코가 남양유업의 지배구조·경영 정상화, 이미지 회복에 주력하기로 한 만큼 이미지가 개선될 거란 기대감도 나온다. 남양유업에 8년 차 재직 중이라고 밝힌 직원 C씨는 "남양유업이 새 주인을 만나면 그동안 소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던 제품 마케팅이나 개발을 활발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백미당이 남양유업의 브랜드라는 걸 은근히 드러내지 않았는데 이젠 잘 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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