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성장' 입 모으지만…국내 카드사 2024년 경영 전략은?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4.01.03 16:23
/사진=뉴시스

국내 전업 카드사가 상하위권별로 다른 방향의 경영 전략을 추진한다. 상위권은 '내실', 중·하위권은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은 3일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내실 경영을 위해 비상경영체계를 구축해 조직을 슬림화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도 "리스크와 효율 관리를 강화하고 회사의 모든 전략을 이익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업계 1·2위인 신한·삼성카드는 올해 경영전략으로 '내실'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신한·삼성카드 등은 지난해에도 외형 성장을 최소화하며 연체율 관리 중심의 경영 전략을 폈다. 실제 상위 2개사는 지난해 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 및 대출성 상품(리볼빙) 잔액을 축소한 카드사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9월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잔액은 12조1950억원으로, 2022년말 대비 0.5% 줄어들었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9월말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잔액은 9조2156억원으로 직전 연도말보다 1.6% 감소했다.

반면 롯데·비씨·우리·하나 등 중·하위권 카드사는 내실 경영에 나서겠다면서도 성장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1등 카드사가 되려면 신사업 기반의 수익과 혁신이 밑받침돼야 한다"며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뤄 이익 총량을 확대하자"고 밝혔다.

중·하위권 카드사는 업황이 악화해 연체율이 높아지던 지난해에도 대출 및 대출성 상품을 상대적으로 활발히 취급했다. 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9월말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잔액은 2022년말 대비 9.0~15.3% 증가했다. 비씨카드는 지난해부터 대출 및 대출성 상품의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잔액이 2022년말 138억원에서 지난해 9월말 518억원까지 늘었다.


중·하위권 카드사가 성장에 주력하는 이유는 수익성을 놓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어서다. 롯데카드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매각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적정한 수준의 순이익을 내야 한다. 비씨카드와 우리카드는 자력 생존을 위해 독자 카드를 내며 브랜딩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카드는 하위권 회사로 순이익을 꾸준히 늘릴 필요가 있다.

상위권 카드사 중에서 KB국민카드는 성장 동력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재작년말 업계의 시장점유율(MS) 지표인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에서 현대카드에 3위 자리를 내준 뒤 줄곧 업계 4위에 머물러 있어서다. KB국민카드는 신규 회원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쿠팡과 손을 잡고 '쿠팡와우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내년에도 시장 전망이 밝지 않아 상위권 카드사는 내실, 효율, 리스크 관리 등을 강조하고 있다"며 "반면 하위권 카드사는 점유율을 늘리며 외형 성장을 하는 데 더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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