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11년 만에 야심 차게 내놓은 신작 TL(쓰론앤리버티)이 국내 게임 시장에서 기대했던 것만큼의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사전에 큰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주간 PC방 게임 순위 10~20위권에 머무는 모습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국내 흥행과 상관없이 여전히 기대감이 크다.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했던 만큼 해외 유저들을 위한 서비스 업데이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TL은 지난해 12월7일 21개 서버로 국내 서비스 시작 이후 추가 서버 증설 없이 대부분의 서버가 원활한 모습이다. 공개 전 사전 캐릭터 생성 이벤트를 진행한 16개 서버가 모두 마감되고 20만명 이상 참여하던 모습과 달리 추가로 유저가 대량 유입되는 등 흥행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공개된지 한 달 가까이 주춤하는 TL의 성적에 증권가에서는 목표 주가를 하향하는 등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엔씨소프트는 해외 서비스 공개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TL은 처음부터 해외 유저를 겨냥해 만든 게임이기에 국내 흥행 여부만으로 성패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게 엔씨소프트의 입장이다.
실제 엔씨소프트 내부에서는 TL이 조금씩 해외에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반응이다. 엔씨소프트는 TL을 처음부터 PC와 콘솔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었다. 또 게임 내 시네마틱과 스토리에 집중해 해외 유저가 매력을 느낄만한 장치를 많이 만들었다. 단순히 레벨업만을 위한 게임이 아니라 게임을 진행하며 곳곳을 탐험할 수 있도록 자유도를 끌어올렸다.
국내 서버에 우회 접속해 TL을 플레이한 해외 유저들은 그래픽과 스토리 등 게임성과 엔씨소프트의 빠른 피드백에 긍정적이다. 특히 CBT(클로즈 베타 서비스)에서 지적이 나온 부분을 빠르게 개선한 것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구독자 12만명 이상인 한 해외 유튜버가 업로드한 리뷰 영상 댓글에는 메인 스토리 퀘스트와 길드 레이드, 인게임 월드 탐험, 장비 제작 등 게임성에 대해 호평했다. 2개의 무기 시스템에 대한 흥미로움과 올드 스쿨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에 대한 향수가 느껴진다는 평도 나왔다.
8만8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또 다른 해외 유튜버는 TL을 70시간 플레이해 만렙(50레벨)을 달성한 뒤 리뷰 영상에서 "매우 재미있고, 중독됐다고 말할 정도"라며 "F2P(무과금 유저) 길드가 현재 서버 1위 및 상위권을 유지 중인 것으로 봐서 F2P 길드가 P2W(과금 유저) 길드를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내 탐사 콘텐츠가 해외 유저들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으로 보고 있다. 탐사는 유저가 메인 퀘스트 외에도 다양한 스토리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기능으로 TL 내에서는 지역마다 배경 스토리를 만들어 유저가 직접 찾아다니며 즐길 수 있도록 구현했다. 유료 아이템을 구독 모델로 판매하는 것도 콘솔 위주인 해외 시장에서 큰 무리 없이 통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이르면 올해 초 아마존 게임즈를 통해 TL 해외 서비스를 시작한다. 직접 퍼블리싱하던 기존 모습과 달리 아마존 게임즈를 통해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것도 현지 사정을 고려한 결정이다. 아울러 국내외 유저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편의성 업데이트도 지속적으로 해나간다. 엔씨소프트는 이달 스킬 성장치 이전 기능과 퀵 슬롯 프리셋 기능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국내 유저들의 경우 남들보다 빨리 만렙을 달성하거나 엔딩 장면을 보는 것을 목표로 플레이하는 경향이 있다"며 "해외 유저들은 그런 경쟁보단 게임을 찬찬히 즐기는데 비중을 둔다. 이에 TL은 만렙을 달성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보다 게임을 찬찬히 즐기면서 나만의 게임을 만들어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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