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벌이는 두 국가의 지도자 캐릭터가 사뭇 비슷하다는 평가가 많다. '반서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서방' 네타냐후 베냐민 이스라엘 총리에 국제사회가 모두 우려하는 이유는 바로 이들의 '예측 가능한 고집'이다. 전쟁 중인 두 지도자는 전 세계를 향해 '휴전도 타협도 없이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표명해와서다.
지난달 푸틴은 전쟁 2년여 만에 공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 600명을 크렘린궁으로 초청했고, 이를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푸틴은 전쟁 2년을 평가하며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연말까지 국내총생산(GDP)이 3.5%, 제조업은 7.5% 성장했다"며 러시아가 건재하다고 주장했다. 또 '언제 평화가 올까요'라는 질문엔 "우리가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때"라고 답했다. 이를 지켜본 외신은 전쟁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반전됐다고 판단한 푸틴의 자신감이라고 평가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BBC기자는 "이 기자회견은 푸틴이 말하는 세상이었다"며 "푸틴이 모든 것에 대해 절대적으로 옳은 세상 말이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푸틴은 기자회견 내내 평화회담에 열려있다고 강조했지만, 타협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네타냐후와 푸틴. 두 지도자는 올해 '내치'에서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에밀 호카엠을 인용해 "서방 정부들이 본질적으로 네타냐후와 그의 행동에 점차 겁을 먹고 있다"며 경계심을 높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 국민 69%는 "전쟁 후 즉시 선거를 개최해야 한다"며 네타냐후 재신임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3월 대선을 앞둔 푸틴의 상황은 좀 다르다. 대선은 사실상 푸틴의 '대관식'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쟁의 끝이 아직 보이지 않지만 국제사회는 그 이후도 우려하고 있다. 파괴된 도시와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재건하는 건 또 다른 엄청난 도전이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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