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22대)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 테마주가 들썩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요 정치인과 엮인 상장사들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한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많아 작전의 타깃이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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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피습 사건에 상한가 친 테마주━
3일 증시에서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되는 동신건설은 8.2% 올랐다. 전날 동신건설은 이 대표 피습 사건이 벌어지자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또 다른 이재명 테마주인 에이텍은 전날 17.1% 올랐는데, 이날에는 0.7% 떨어졌다.
동신건설은 본사가 이 대표 고향인 안동에 있다는 이유로, 에이텍은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신승영 대표가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성남창조경영 CEO포럼 운영위원을 맡았던 점 때문에 이재명 관련주로 분류된다.
한동훈 테마주도 들썩였다. 이날 디티앤씨알오와 디티앤씨알오는 이날 상승으로 전날의 하락분(-8.7%)을 상당부분 만회했다. 덕성우는 12월28일 상한가를 친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반면 전날 상한가였던 디티앤씨는 4.9% 급락했다. 이들 회사는 이사진 또는 감사가 한 위원장과 경력 또는 학력에 유사점이 있다는 풍문으로 한동훈 테마주로 묶였다.
전날 이낙연 전 대표 테마주로 꼽히는 남선알미늄과 남선알미우(우선주)도 6.8%, 12.4%씩 올랐다. 이 전 대표의 친동생인 이계연씨가 삼환기업 비상임 고문을 맡고 있는데, 남선알미늄이 삼환기업과 같은 SM그룹 계열사라는 이유로 이낙연 관련주로 인식된다. 이날 남선알미우는 1.9% 올랐고, 남선알미늄은 2.2%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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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마다 반복된 정치테마주… 4년 전 이낙연·황교안 테마주의 폭락━
정치 테마주는 전 국민적 이벤트인 선거철만 되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특정 정치인과 인맥, 학맥 등이 부각되며 '○○○ 테마주'로 묶였는데, 정치인과 인연이 경영상 이점으로 나타난 경우는 드물었다. 선거 국면에서 정치적 유불리가 반영되기보다는 해당 정치인이 화제의 중심에 섰을 때 주가가 급변하는 경향이 있었다.
정치 테마주의 공통점은 선거가 끝나면 투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주가 폭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선거라는 재료가 소진되면 정치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2020년 4·15총선(21대) 당시에도 이낙연 테마주로 분류됐던 남선알미늄의 연초부터 상승세를 이어가 최대 114%까지 올랐다가, 선거일 한 주 전부터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 전 대표가 종로에서 당선되고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음에도 선거 다음 날 10% 넘게 폭락했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로 선거를 이끌었던 황교안 전 대표 테마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표적인 황교안 테마주로 분류됐던 한창제지의 경우 2000원대였던 주가가 4000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선거 이후 2000원대로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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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세력 활개칠 우려… 금감원 "예의주시"━
주로 중소형주인 정치 테마주 특성상 불공정거래의 타깃이 되기 쉽다.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금 유입과 유출에 따라 급등락이 반복돼 시세조종 세력이 활개 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17년 19대 대선 직후 부당이득 규모가 157억원에 달하는 정치 테마주 불공정거래 행위를 적발한 바 있다. 상장사 최대주주의 차명주식 매각, 일반투자자의 풍문 유포, 초단기 단주 시세조종, 상한가 굳히기 시세조종 등 다양한 수법이 동원됐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신년사에서 정치 테마주를 악용한 불공정거래 행위 엄단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정치 테마주, 사기적 부정거래와 같은 불공정거래 행위를 엄단해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자본시장이 되도록 정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에 대해선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상시적 모니터링 차원에서 들여다보고 있다"며 "언론에서 나오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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