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와 바꾸는 코인" 테더 시총, POSCO홀딩스 3배 넘었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4.01.03 17:08

[코인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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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USDT) 시가총액 추이
스테이블 코인 1위인 테더(USDT) 시가총액이 꾸준히 상승 중이다. 다른 코인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 가격이 오르는 것과 달리 테더는 코인 특성상 유통량만 늘어날 뿐 가격 변동은 없다. 조용히 몸집을 불리는 테더를 두고 업계에선 '코인 불장의 신호'라는 분석과 '붕괴 위기'라는 두 가지 시선을 보낸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3일 오후 1시40분 기준 테더(USDT) 시가총액은 921억229만달러(약 120조4053억원)다. 2022년 초부터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3위 규모로 올라섰다. 테더의 현 시가총액은 지난해 1월1일 662억6371만달러(약86조6729억원) 대비 1년여만에 38.99% 증가했다.

테더의 시가총액은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시가총액(908억9600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상장사와 비교하면 코스피 시가총액 2위, 3위인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99조8819억원)이나 LG에너지솔루션(97조4610억원)보다 20조원 이상 크다. 코스피 7위인 POSCO홀딩스(39조9599억원)보다는 3배 크다.

2014년 만들어진 테더는 달러에 1대 1 비율로 연동되는 법정 통화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이다. 발행사는 테더의 가격 안정성 유지를 위해 지난해 9월30일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85.73%), 담보대출(5.98%), 귀금속(3.65%), 비트코인(1.92%), 회사채(0.1%) 등 형태로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은 현금, 미국채,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구성됐다.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과 함께 테더의 유통량이 늘어나는 것은 코인 시장이 활황임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는 가상자산 시장이 엄청난 상승을 보이는 '불장'이었던 2021년에도 스테이블 코인의 공급량이 급증했다고 했다. 다른 코인과의 교환 수단 역할을 하는 스테이블 코인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강세장을 만들 수 있다고도 봤다.

한편에선 테더가 화폐 역할을 하는 만큼 코인 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도 나온다. 가상자산 분석가 숀 윌리엄스는 미국 매체에 작성한 글에서 또다른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의 몰락을 언급하며 "올해 코인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또다른 실패를 목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라는 2022년 5월 일주일 만에 99.99% 폭락해 아직 가격을 회복하지 못했다.


숀 윌리엄스는 "테더가 결국 달러와의 페깅(연동)을 해제하고 파산할 수 있다는 추측도 있다"라며 "테더는 스테이블코인을 뒷받침하는 자산이 무엇인지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다. 테더의 몰락이 올해 가상자산 시장의 '블랙스완'(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 충격을 주는 현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인 거래소에서 테더의 가격이 변동되기도 한다는 점도 붕괴설을 부추긴다. 테더는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1.0011달러에서 1달러 사이에서 움직이며 가격 변동을 보였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2015년에는 2월26일에 1.22달러까지 올랐다가 3월2일에 0.5683달러까지 떨어지며 1달러에서 크게 벗어나기도 했다.

국내 전문가는 테더 붕괴설이 과도한 우려라고 일축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테더 FUD(공포·의심·불확실성)는 벌써 6~7년 계속돼 왔지만 (테더는) 그동안 산전수전 다 겪으며 지금까지 유지됐다"라며 "테더는 분기에 한 번씩 리저브 자산 공개도 하고 있다. 아직도 기본적인 사전 조사 없이 과거의 테더 FUD를 일각에서 재생산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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