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신년회 대신 포스코 시무식 간 최정우, "올해는 기회의 원년"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최경민 기자, 이세연 기자 | 2024.01.02 15:29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경제계 신년인사회'(이하 신년인사회)에 2년 연속 불참했다. 신년인사회 대신 참석한 회사 시무식에선 지난해 성과와 미래에 대한 도전을 강조했다. 재계에선 그가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포스코 역대 회장 중 첫 3연임 도전을 기정사실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일 포스코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신년인사회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재계에 참석 안내문을 보내고 최고경영자(CEO)가 이에 응하는 방식으로 개최된다. 포스코 측은 올해 회신을 보내지 않았다.

1962년부터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신년인사회는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각료와 주요 기업인이 함께 하는 경제계 새해맞이 행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던 2016년을 끝으로 문재인 정부에서는 5년간 대통령이 찾지 않았다. 지난해 신년인사회에 윤석열 대통령이 7년 만에 참석했고, 올해도 자리를 같이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모인 행사에 재계 5위 포스코를 이끄는 최 회장이 2년 연속 안 간 셈인데, 재계에서는 최 회장과 정부의 불편한 관계가 재확인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이번 정권 들어 신년인사회는 물론 대통령 해외순방 마다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최근에는 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지분율 6.7%)인 국민연금이 최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 위주로 구성한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공정한 회장 후보자 심사를 하기 어렵다는 취지에서 회장의 3연임 도전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날 신년인사회 대신 같은 시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회사 시무식에서 긴 시간을 할애해 지난해 성과를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과감하고 선제적인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과 친환경 중심의 성장 비전은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으며 우리의 기업가치도 큰 폭으로 상승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새로운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는 벅찬 여정"이라고도 자평했다. 미래에 대한 도전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는 그룹이 미래 산업을 주도해나가는 기회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저탄소제품 공급 체제를 본격 구축하는 한편, 미래형 포트폴리오 전환 및 글로벌 성장시장 선점으로 톱 티어 철강사로서의 지위를 한층 공고히 해 나가야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수소환원제철은 단일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의 공감대와 협조를 이끌어내 미래 친환경 제철의 글로벌 표준을 선도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최 회장이 정부와의 매끄럽지 못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3연임 도전을 사실상 기정사실화 한 것 아니냐고 본다. 그가 이날 시무식에서 강조한 이차전지 소재와 수소, 에너지 등 비철강 사업 육성과 이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등 성과는 그동안 최 회장이 3연임 도전 명분으로 통했다.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는 이달 중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후추위는 오는 8일까지 △회장후보육성프로그램을 거친 내부 후보자의 지원 △주주 및 서치펌 추천을 받는다. 그 결과를 종합해 이달 중순까지 내부 및 외부 후보자를 망라한 20~30명 정도의 롱리스트를 작성한다. 이후 외부 저명인사들로 구성한 인선자문단의 자문을 받아 숏리스트를 압축하고, 차기회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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