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의원은 이곳에서 4선을 기록했다. 진보정당 의원으로는 유일한 기록이다. 19,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그러나 다음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11월 25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심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을 두고 “불출마는 사치”라며 “다른 분이 (지역구에)간다면 투표율이 더 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도권 험지 출마’를 시사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양갑에 출마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심 의원과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도 나왔다. 원 장관은 지난해 7월 26일 열린 국회 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기 고양갑 자객 공천설이 제기된다’는 심 의원의 질의에 “심 의원님과 대결할 수 있다면 영광”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에 심 의원은 7월 27일 불교방송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어금니 꽉 깨무시라. 많이 아프실 것”이라고 말하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2022년 치러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소속 후보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고양갑 지역에서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기초의회 선거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의석을 절반씩 가져갔고 정의당 소속 시의원들은 모두 낙선했다. 지난해 치러진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3명의 시의원을 배출한 것과 다른 결과다. 고양갑은 △주교동 △원신동 △흥도동 △성사1동 △성사2동 △고양동 △관산동 △화정1동 △화정2동이 포함돼 있다.
우선 대통령선거에서 심 의원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국보다 고양갑 지역에서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심 의원은 전국 2.37%를 얻은 반면 고양갑에서는 3.58%를 기록했다. 이 대표는 전국 득표율이 47.83%, 고양갑 득표율이 51.67% 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국에서 48.56%, 고양갑에서 43.86%를 기록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김동연 지사와 김은혜 홍보수석은 경기도 전체에서 단 0.81%p 차이를 기록한 바 있다. 고양갑 지역에서는 각각 49.59%, 47.74%를 얻어 1.85%p 차이를 보였다. 황순식 전 후보의 경우 경기도 전체에서 0.66%를, 고양갑 지역에서는 1.5%를 기록했다. 고양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이재준 전 시장이 44.85%를, 이동환 시장이 52.14%를 기록해 7.29%p 차이를 보였다. 고양갑의 경우에는 각각 46.20%, 49.17%를 기록해 시 전체보다 적은 차이(2.97%p)를 보였다. 정의당 김혜련 후보는 시 전체에서 2.99%를, 고양갑에서 4.61%를 기록했다.
풀뿌리 민심을 알 수 있는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정의당 후보들이 모두 낙선했다. 지난 민선 7기의 경우 고양갑 지역구에서 정의당 시의원 3명이 당선된 바 있다. 고양갑 지역구가 포함된 고양시 가,나,다 선거구에서 민주당 의원이 3명, 국민의힘 의원이 4명 선출됐다.
시는 덕양구에 위치한 고양청사를 일산 동구 ‘백석동 요진업무빌딩’으로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양시청은 1983년 군청 시절 세워졌다. 노후화가 심하고 행정 공간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들어 지난 민선 7기 때 주교동 일원에 ‘신청사 건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민선 8기 이동환 시장이 취임하면서 ‘청사 이전’으로 방향을 틀었다. 신청사보다 비용이 절감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지속되고 있다. 결국 경기도 주민감사가 이뤄졌고 지난해 11월 23일 고양시 청사 이전에 대해 ‘재검토’를 결정했다. 고양시는 재검토 사유가 충분히 보완될 경우 다시 심사를 경기도에 의뢰할 수 있다.
원당시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48세)는 “시청이 빠지면 손님의 80%는 줄어든다고 봐야 한다”며 “그러지 않아도 신도시가 생기면서 덕양구에 있던 소방서와 법원이 모두 일산으로 옮겨가 이곳 손님이 많이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시청마저 이전하면 완전히 죽으라는 것”이라며 “궐기대회에 참가하면서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시 편입’ 카드를 내세워 민심 달래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총선에서 서울 편입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덕양구의 덕은, 향동지구와 화전, 창릉, 삼송, 효자(지축)동은 서울과 인접해 있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지난해 11월 21일 오세훈 서울시장 집무실에서 만나 서울 편입에 대해 “고양에서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인원은 약 16만 명으로 서울에 인접한 지자체 중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서울과 6개 자치구를 접한 가까운 이웃 도시”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 측에 “메가시티 논의를 ‘수도권 재편’으로 규정,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큰 틀에서 정부를 포함한 다자협의체를 통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16일 김포 편입 특별법을, 19일에는 구리시 편입 특별법을 발의했다. 일부 고양시 주민은 ‘고양시 서울 편입 추진위원회(가칭)’ 발족을 추진하며 동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에서는 서울편입의 실익을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신원동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주민 B씨(60대)는 “우리 동은 지역번호도 02로 쓰고 있다”며 “덕양구에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많기 때문에 같은 생활권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의 의견도 있었다. 원흥동 주민 C씨(30대)는 “뻔히 보이는 ‘총선용 공약’”이라며 “추진이 쉬워 보이지도 않고, 된다고 하더라도 ‘서울시 고양구’가 되는 건데, 장점이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심상정 vs 원희룡 성사될까…문명순·이재준·김성회 등 출마 준비
진보정당 강세지역인 만큼 야권에서 다음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후보가 많다. 민주당에서는 전국금융산업노조 수석부위원장이었던 문명순 고양갑 지역위원장(61)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민선 7기 고양시장을 지낸 이재준 전 시장, 유튜버 김성회 정치연구소 와이 소장(51) 등도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심 의원이 지역활동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권영순 국민의힘 고양갑 당협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일각에서는 1기 신도시 재개발 성과를 앞세워 원 장관이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있는 인천 계양을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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