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서실장 전격 교체…총선 앞두고 대통령실 '정무감각' 키운다

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 2023.12.28 16:26

[the300]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김대기 비서실장과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이관섭(왼쪽) 정책실장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의 소감 발표를 듣고 있다. 2023.12.28.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비서실장 교체의 결단을 내린 배경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의 정무감각을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여권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당초 국정운영의 안정성 등을 위해 비서실장 교체를 미뤄왔지만 최근 여당에 새 지도부 체제가 꾸려진 만큼 대통령실도 발맞춰 함께 변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의 경우 윤석열 정부에서 가장 힘을 쏟는 분야인 경제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안정적인 리더십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국회와의 소통이나 대언론 홍보 등 정무적 측면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나갈 경우 대통령실은 비서실장이 주가 돼 이끌게 되는데, 그간 순방 때 대통령실의 활동이 윤 대통령의 기대만큼 활발하지 못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도중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갑작스레 사의 표명을 하는 등 리스크 관리가 원활하지 않았던 점도 고민의 한 지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핵심관계자는 "김 실장이 상대적으로 정무 분야에서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어려운 선거인 총선을 앞두고 당이 새 지도부 체제를 꾸리는 등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는데, 비서실장도 조금 더 정무감각을 갖춘 분이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후임으로 내정된 이관섭 정책실장의 경우 대통령실 국정기획실을 이끄는 국정기획수석을 맡은 뒤 윤 대통령의 일정, 메시지 등을 총괄하며 뛰어난 정무감각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번 비서실장 교체는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에서부터 이어져 온 윤 대통령의 쇄신 의지가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참모들에게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하고, 해외순방을 떠나면서도 "비서실장부터 수석, 비서관과 행정관까지 모든 참모도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들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라"고 당부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주요 직책의 경우 교체를 하더라도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통과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실장은 이날 이 실장에 대한 인선을 발표하면서 "같이 일하며 옆에서 지켜봤는데,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역량은 물론 정무감각까지 갖춘 분"이라며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누구보다도 잘 보좌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자신이 사직 의사를 밝힌 이유에 대해 "연말이면 제가 비서실장을 한 지 20개월이 좀 넘어간다"며 "20개월이면 대통령 임기의 3분의 1 정도 된다. 과거의 예를 보더라도 비서실장은 3명 이상이었기 때문에 제가 20개월 정도 하면 제 소임은 다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 얼마 전 대통령께 말씀을 드렸다. 대통령께서 생각해 보자고 하시다가 그제(26일) 승인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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