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부회장 자리" 금융그룹 연말 인사, 효율·안정에 초점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3.12.27 15:57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기기를 이용하는 시민의 모습./사진=뉴스1

금융권에서 당분간 '새로운 부회장'은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이 사실상 부회장을 없애는 등 주요 금융그룹에서 부회장이 사라졌다. 이와 함께 주요 금융그룹이 경영 효율과 안정에 인사 초점을 두면서 내년 금융환경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부회장 직제를 없앴다. 부회장 호칭(직급)은 남지만 부회장이 여러 부문을 총괄하는 기존 체제에서 각 부문을 담당하는 체제로 바뀐다. 회장-부회장-부문으로 이어지는 보고체계에서 부회장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은형 부회장이 그룹글로벌·그룹ESG·그룹브랜드부문 담당하고, 강성묵 부회장은 신설되는 그룹손님가치부문을 맡는다. 그룹손님가치부문에는 기존의 그룹개인금융·그룹자산관리·그룹CIB부문·그룹지원부문 등 핵심 영업조직이 본부로 재편돼 편입된다.

하나금융이 부회장 직제를 없애면서 주요 금융그룹 내에서 부회장직은 사라지는 수순을 밟게 됐다. 기존에 부회장직을 두고 있던 KB금융그룹은 양종희 회장 선임 후 이동철·허인 전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상태다.

부회장직은 금융그룹 내에서 안정적인 후계자 양성 방안으로 손꼽혔다. 여러 부문을 통합 관리하는 부회장을 맡으면서 경영 능력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난 12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회장 제도가) 폐쇄적으로 운영되면 외부 경쟁자 물색 차단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금융권은 부회장직을 포기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금융권 연말 인사의 트렌드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은 "부문 임원체제를 통해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보고 단계를 줄이고, 주요 조직을 하나의 부문으로 묶으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모습이다.

신한금융도 기존 지주사 내 11개 부문을 4개 부문 통합하고, 경영진(부사장급)도 10명에서 6명으로 줄였다. 조직의 규모를 줄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다. 우리금융도 경영 효율성을 중심으로 연관성이 높은 부서를 함께 묶어주는 방식으로 지주 부서를 재편했다. 부문장 인사도 1명 교체로 마무리했다.

그룹 내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인사는 안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신한금융은 임기 만료 자회사 CEO 9명의 전원 연임을 결정했고, 하나금융도 자회사 10곳 중 7곳의 연임을 결정했다. KB금융은 CEO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 8곳 중 6곳에서 교체가 이뤄졌는데, 은행·증권·카드·손보 등은 재선임하거나 내부 승진을 결정하면서 조직의 안정을 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 ELS(지수연계증권) 손실, 수익성 악화 등으로 경영환경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안정을 위해 계열사 CEO를 연임 결정한 것도 있지만 기존 리스크 등을 책임지고 관리하라는 메시지도 인사에 담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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