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블룸버그는 백악관 공개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10~12월 촬영된 나진항의 위성사진에는 러시아와의 교역으로 선박이 꾸준히 드나들고 수백개의 컨테이너가 선적 및 하역되는 한편 철도 차량이 물품 운송 준비를 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특히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사용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290㎞ 떨어진 티호레츠크의 한 창고로 무기가 운반되는 모습이 드러났다.
신문은 나진에 정박 중인 선박들은 위치를 알려주는 국제 해상 트랜스폰더를 꺼놓은 것으로 보이며, 나진항과 두나이항 사이 약 180㎞ 떨어진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사실상 유령선으로 전락했다고 짚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RUSI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은 냉전 당시 이 항구를 소련의 잠수함 기지로 파악했다.
휴면 상태였던 북한 나진항이 다시 활기를 띠고 무기 거래가 급증하면서 빈약한 북한 경제는 우군을 만났다. 그러나 미국 의회와 유럽연합(EU)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늦춰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최전방으로 향하는 북한산 무기가 늘면서 우크라이나의 방어력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의회가 추가 자금을 승인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에 보낸 무기를 교체할 자금이 오는 30일까지 소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안보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대규모 군수품 공급 결정은 북한이 국제 안보에 가하는 심각한 위협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이미 수만 명의 우크라이나 국민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백억 달러의 서방의 군사 지원을 소비한 유럽 땅에서 북한산 무기가 불을 지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북한에서 러시아로 약 10차례의 무기 수송이 있었고 여기에는 100만 발 이상의 포탄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포탄 100만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하루에 약 2700발을 더 발사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미 포병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로서는 미국의 지원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무기 전문가 주스트 올리만스는 이 같은 무기 전달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장 상황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군에 대해 훨씬 더 높은 압력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