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발전 그대로 이용하고 탄소만 '쏙'…한국과 손잡은 글로벌기업

머니투데이 두바이(UAE)=최민경 기자 | 2024.01.03 07:40

[세계가 호응하는 K-탄소중립 로드맵 'CFE']-②

편집자주 | 지난 10월 'CF(Carbon Free) 연합'이 출범한 지 두 달도 안 돼 동참 의사를 밝히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선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전과 수소, 탄소포집·활용·저장(CCUS)를 포함한 무탄소에너지(CFE)가 확장성 있다는 판단이다. CF연합의 첫 공식 해외 무대인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의 성과를 토대로 CFE 국제 확산 과제의 향방을 짚어본다.

GE베르노바의 수소혼소가 가능한 대형 가스터빈 모델/사진=최민경 기자
재생에너지, 원전, 수소, 탄소포집·저장(CCS) 등 무탄소에너지(CFE)에 관심을 갖는 건 한국기업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 역시 탄소중립을 위해 CFE가 필수적이라 보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미국 GE의 에너지 사업부가 분사돼 설립될 GE베르노바가 대표적이다. GE베르노바는 CFE이니셔티브를 지지하며 전 세계 독보적 점유율을 보유한 풍력터빈·가스터빈을 넘어 수소터빈, 소형모듈원전(SMR), CCS 등 다양한 무탄소에너지원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12월 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GE베르노바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선 GE베르노바가 개발 중인 최첨단 CFE 기술을 엿볼 수 있었다. GE베르노바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맞아 CFE를 총망라한 특별 체험관을 열었다.
GE베르노바의 첨단 프리믹서(Advanced Premixer)/사진=최민경 기자
체험관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수소혼소가 가능한 대표적 HA 가스터빈 모델이었다. 최대 50%까지 수소 혼소가 가능한 대형 가스터빈이다. 가스터빈에서 수소 연소 시 화염 역화 방지를 위한 연소기인 첨단 프리믹서(Advanced Premixer) 실물도 확인할 수 있었다.

GE베르노바가 수소 혼소 기술을 개발한 이유는 이미 가동 중이거나 설치 예정인 가스발전소를 그대로 이용하면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GE베르노바는 이미 전세계 120기 이상 가스터빈에서 약 850만 시간 이상 수소 혼소 발전 운영 실적이 있다. 2030년까지 100% 수소 전소 발전 터빈 개발이 목표다.

오트만 베나마르 GE베르노바 가스파워 사업부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CTO(최고기술책임자)는 "기존 가스발전소의 정비 기간에 맞춰 설비를 업그레이드하면 쉽게 수소 혼소 발전으로 전환할 수 있고 신규 발전소들은 설계 단계부터 수소 혼소 발전이 도입될 수 있도록 고려한다"며 "수소발전은 가스발전의 탈탄소화를 위한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오트만 베나마르 GE베르노바 가스파워 사업부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CTO(최고기술책임자)가 GE베르노바의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최민경 기자
2030년 상용화 목표인 최첨단 CCS 모델도 볼 수 있었다. CCS는 기존 복합화력발전소 등에 신속하고 적은 비용으로 적용할 수 있어 탄소 감축 경제성·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GE베르노바는 탄소 포집을 위해 흡수제를 활용하는 습식 포집법을 채택했으며 새로운 흡수제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GE베르노바는 대기 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직접공기포집(DAC) 기술도 개발 중이다. 흡입기로 공기를 빨아들인 뒤 흡착제 성분이 들어간 필터로 이산화탄소만을 포집하는 방식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DAC 시설은 톤당 500~1000달러의 비싼 비용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있지만 GE베르노바는 포집 비용을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줄인다는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GE베르노바의 직접공기포집(DAC) 기술/사진=최민경 기자
이외에도 할라이드-X 풍력터빈과 GE베르노바가 투자 중인 GE히타치의 SMR 모델을 가상현실(VR) 체험할 수 있었다. △에너지 자산 성능 관리 소프트웨어 △에너지 효율 솔루션 소프트웨어 △온실가스 배출관리 소프트웨어 등과 같은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시스템도 확인할 수 있었다.

GE베르노바는 CFE와 관련해 한국 기업들과 협력도 진행 중이다. 한국에선 2022년 10월 DL이앤씨 및 자회사 카본코와 CCS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존·신규 가스발전소 중 탄소포집 기술 적용이 가능한 잠재적 발전소 파악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FEED(기본설계) 연구 등에서 협력한다.

지난 4월부턴 SK E&S와 손잡고 한국 수소산업에 협력하고 있다. SK E&S가 보령 블루수소 플랜트에서 청정수소를 생산하면 GE베르노바는 50% 수소 혼소·전소터빈 기술을 국내 발전소에 적용한다.

베나마르 CTO는 CFE 확산을 위한 제언으로 "에너지 전환은 시장에 따라 다르고 협업이 핵심"이라며 "모든 경우를 충족하는 하나의 솔루션은 없다(No one-size-fits-all solution)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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