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야후 스포츠, 일본 풀카운트는 25일(한국시간) "오타니가 다저스 투수 조 켈리에게 등번호를 양보받은 후 그의 아내에게 감사의 의미로 스포츠카를 선물했다"고 보도했다.
내년이면 빅리그 13년 차가 되는 베테랑 불펜투수인 켈리는 지난 시즌 도중 2년 만에 다저스로 돌아온 후 11경기에서 1승 무패 2홀드 평균자책점 1.74로 호투를 펼쳤다. 특히 35세의 나이에도 10⅓이닝 동안 19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여전한 구위를 선보였다. 다저스는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인 켈리와 올겨울 재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 다저스는 초대형 FA(프리에이전트)인 오타니를 품게 됐다. 다저스는 지난 10일 오타니에게 10년 7억 달러(약 9121억 원)라는, 북미 4대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규모 계약을 안겨줬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은 LA 에인절스와 마이크 트라웃이 2019시즌을 앞두고 체결한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5564억 원)의 연장계약이고, FA만 따지면 지난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9년 3억 6000만 달러(약 4696억 원)다.
문제는 오타니와 켈리, 두 선수의 등번호가 겹친다는 점이었다. 빅리그 데뷔 후 58번과 56번을 달았던 켈리는 2019년 다저스 이적 이후 올 시즌까지 17번을 등에 새겼다. 잠시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이던 시기에도 마찬가지였다.
NPB 닛폰햄 시절에는 11번을 달았던 오타니는 2018년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17번을 달았다. 이후 오타니는 6시즌 동안 변화 없이 같은 등번호를 가지고 뛰었다. 그리고 오타니가 다저스로 이적하면서 17번을 노리는 선수가 2명이 됐다.
다른 인터뷰에서 켈리는 "아무에게도 등번호를 양보하지 않겠다"면서 "오타니가 이대로 활약한다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것이다. 그러면 난 내 번호를 영구결번 시킬 수 있을 것이다"며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켈리의 아내인 애슐리 켈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오타니에게 17번을 양보한다는 '#Ohtake17' 캠페인을 시작했다. 애슐리는 17번이 새겨진 켈리의 유니폼을 마당에 던져 버리는 영상을 올리면서 바뀐 번호에 대해 알렸다. 켈리는 다음 시즌부터 99번을 달고 뛸 예정이다.
오타니의 이같은 행동은 미국 현지에서 화제가 됐다. 미래에 받을 돈에 비하면 차값은 얼마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선뜻 이런 고가의 선물을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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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LA 에인절스에서 빅리그 커리어를 시작한 오타니는 6시즌 동안 타자로는 701경기에 나와 타율 0.274(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428득점, 86도루, 출루율 0.366 장타율 0.556, OPS 0.922의 성적을 거뒀다. 투수로는 86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 481⅔이닝 608탈삼진 173볼넷, WHIP 1.08을 기록했다. 2018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2021년과 올 시즌에는 리그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올 시즌에도 타석에서 135경기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102득점 20도루, 출루율 0.412 장타율 0.654 OPS 1.066, 마운드에서 23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32이닝 167탈삼진을 기록했다.오타니는 구단을 통해 "다저스 팬 여러분, 저를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과 다저스 구단, 그리고 난 로스앤젤레스 거리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기념 퍼레이드를 한다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고 소감과 목표를 밝혔다. 마크 월터 다저스 구단주는 "오타니는 100년에 한번 나올 인재이자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야구선수다. 오타니와 함께 메이저리그의 즐거움을 느끼는 전세계 팬들의 수를 늘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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