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LG 경기 깜짝 방문' 오지환, 이관희와 의리 지키기 위해 '서울↔창원' 강행군 "야구 우승 기운 전달"

스타뉴스 창원=양정웅 기자 | 2023.12.25 07:01
LG 트윈스 오지환(오른쪽)이 24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부산 KCC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경기를 방문해 통산 500경기에 출전한 창원 LG 이관희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KBL
농구장에 야구선수가 등장했다. 관중들의 환호를 한몸에 받은 그는 농구팀에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먼길을 달려왔다.

LG 트윈스의 캡틴 오지환(33)은 24일 창원 LG 세이커스와 부산 KCC 이지스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3라운드 경기가 열린 창원실내체육관을 찾았다. 비시즌 몸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오지환은 짬을 내 머나먼 창원까지 내려왔다.

이날 오지환은 최근 KBL 통산 500경기 출전을 달성한 창원 LG의 주장 이관희(35)를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직접 준비한 꽃다발을 가지고 내려온 그는 마이크를 잡고 팬들 앞에서 "이관희 주장과 의리를 지키고 싶었고 만나고 싶어 응원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오지환은 이관희의 기록 달성을 기념하는 퍼즐 액자를 전달하며 축하를 전했다. 창원 LG 선수단과 기념촬영을 이어간 오지환은 다시 한번 이관희와 악수를 나누면서 인사를 더했다.

LG 트윈스 오지환(오른쪽)이 24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부산 KCC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경기를 방문해 통산 500경기에 출전한 창원 LG 이관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L
이 자리는 어떻게 마련된 걸까. 오지환과 LG 야구단은 올 시즌을 자신들의 해로 만들었다. 1994년 이후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었던 LG는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86승 56패 2무, 승률 0.606의 전적으로 1위에 올랐다. 초반부터 '빅3' 구도로 달려갔고, 시즌 절반(72경기)을 넘어선 시점부터는 한번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이어 KT 위즈와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에서 2-3으로 패배하며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를 낳았지만, 2차전에서 8회 말 박동원의 역전 2점 홈런을 바탕으로 5-4로 승리하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결국 LG는 1패 후 4연승을 질주하면서 끝내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LG가 통합우승을 차지한 건 역대 3번째(1990, 1994년)이자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이었다.

여기에는 오지환의 활약도 힘을 보탰다. 그는 올해 126경기에 출전, 타율 0.268(422타수 113안타) 8홈런 62타점 16도루 OPS 0.767의 성적을 올렸다. 시즌 초반 복사근 손상으로 결장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올해 신설된 KBO 수비상의 유격수 부문을 박찬호(KIA)와 공동 수상했다.

LG 오지환이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스타뉴스 김창현 기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 타율 0.316(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 6득점, 출루율 0.409, 장타율 0.842로 불방망이를 뽐내며 MVP에 올라 고(故) 구본무 LG 회장이 남긴 고가의 시계를 손목에 차게 됐다. 오지환은 시즌 후 열린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총 유효표 291표 중 154표(52.9%)를 획득, 120표(41.2%)를 얻은 박찬호를 제치고 2년 연속 유격수 부문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이에 2023~24시즌을 앞두고 이관희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야구단과 오지환의 우승 기운을 받고 싶다"고 말했고, 오지환도 이에 화답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이에 오지환이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전격적으로 창원을 방문한 것이다. 오지환은 "우승 후 각종 언론 매체를 다니며 인사를 했다. 그 과정에서 한 언론에서 이관희 선수 이야기를 해서 '너무 좋다, 같은 선수인데 한번 가보고 싶다. 이관희 선수에 대해 알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장 이관희 선수가 메시지를 주셔서 흔쾌히 수락할 수 있었고, 이왕이면 (우승) 기운을 전달해 줄 수 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고 했다.


농구장을 찾은 오지환은 "너무 재밌다"며 "신인 때 이후 농구장을 처음 왔다. 신인들이 단체로 연수원에 갔다가 초청받아서 간 기억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서울에서 창원은 다소 거리가 있지만, 오지환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거리가 멀면 멀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고생하는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당연히 응원하러 와보고 싶었고 딱 타이밍이 좋았다"며 웃었다.

LG 트윈스 오지환(오른쪽)이 24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부산 KCC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경기를 방문해 LG 선수단을 응원했다. /사진=KBL
현재는 연고지인 창원으로 내려왔지만, LG 농구단은 과거 야구단과 함께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LG 챔피언스 파크를 클럽하우스로 사용했다. 당연히 야구와 농구의 교류가 있을 수밖에 없다. 평소에 농구에 관심이 있다는 그는 "챔피언스 파크에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게 된다"면서 "올해 초에 부상이 있어서 그때 또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창영(KCC)이나 김종규(DB) 등 LG를 거쳐간 선수들을 언급했다. 특히 조성민(현 정관장 코치)에 대해서는 "예전에 LG에 계셨던 이병규(1983년생) 코치님과 친구분이셨다"고 떠올렸다.

이날 창원체육관은 많은 팬들이 찾았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이미 온라인 판매분은 매진을 이뤘고, 현장에서 판매한 500석도 순식간에 팔려나가며 결국 5769석이 매진됐다. 오지환은 농구장의 분위기를 언급하며 "(열기가) 훨씬 뜨겁다. 여기는 팀 플레이에 대한 것들이 필요하다보니 열기가 있고 스피디했다. 액션도 그렇고 멋있게 보였다"면서 "선수들의 액션 퍼포먼스가 되게 멋있다. 처음 알아서 더 자주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LG 트윈스 오지환(앞줄 오른쪽 3번째)이 24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부산 KCC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경기를 방문해 LG 선수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L
끝으로 오지환은 "한 시즌 치르면서 선수들의 마음을 안다. 야구뿐만 아니라 어떤 스포츠나 한 시즌을 잘 치르기 위해서 준비하고 노력하는데, 그런 성과가 꼭 올해는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옆에서 이관희 선수랑 LG 세이커스를 응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36승과 승률 0.667을 기록하며 9년 만에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던 LG는 올해도 불타오르고 있다. LG는 24일 기준 16승 8패, 승률 0.667의 성적으로 1위 원주 DB와 3.5경기 차 2위에 위치하고 있다. 아직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만큼 순위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은 매우 높다. 더군다나 LG는 2라운드 10경기에서 9승 1패의 전적을 거두며 대폭발했다.

다만 24일 경기에서는 KCC를 만나 91-95로 패배했다. 전날 경기에 이어 2연패를 당한 2위 LG는 3연승을 달리고 있는 3위 서울 SK 나이츠와 승차가 0.5경기 차로 좁혀지고 말았다. 또한 올해 1, 2라운드에서 KCC를 모두 꺾었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래도 오지환의 응원을 받은 이관희는 3점슛 3방을 포함해 21득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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