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재배 환경이 열악해지자 베트남 농부들은 커피 나무를 뽑고 대신 동남아와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후추와 두리안을 심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공급 감소로 올해 로부스타 원두 가격은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커피 산업은 시장 규모가 약 2000억 달러(260조원)에 달한다.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부드럽고 향이 좋은 아라비카 원두 품종을 선호하는 반면, 인스턴트 커피에는 로부스타 원두가 쓰인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단단한 로부스타 원두조차도 기후 변화에 취약하다.
네슬레는 로부스타 원두의 주요 구매자로 베트남 커피 생산량의 약 4분의 1을 사들인다. 지난해 이 회사의 브랜드 네스카페는 2030년까지 10억 스위스프랑(12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농부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네슬레는 베트남 커피 농가에 화학 비료 사용을 줄이고 커피 관목에 그늘을 만들어 뜨거운 햇볕에 덜 노출되게 하는 등 지속가능한 농업 관행을 전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작물을 다양화해 후추와 너트류를 심는 것도 농가의 피해를 줄이고 수입을 안정화하는 대안 중 하나다.
월드커피리서치는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소비 증가 추세,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 영향을 고려할 때 2040년 전 세계가 3500만 벌크백(bulk bag=60kg 자루)에 달하는 로부스타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로부스타 생산량은 연간 8000만 벌크백이다. 기후 변화로 수확량이 급격히 줄어들면 현재 세계 커피의 60%를 생산하는 수백만 명의 소규모 농부들이 경제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베트남의 커피 산업은 1~2헥타르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는 소규모 재배자들이 이끌고 있다.
한편 베트남국립대학의 2021년 연구에 따르면 수년간 베트남의 건기가 길어지고 관개 용수가 부족해지면서 중부 고원지대의 로부스타 커피 농장은 이미 생산성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베트남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엘니뇨의 영향에도 대비하고 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