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기립박수+오타니 대항마' 이정후 위상, 출국 3주 만에 확 달라졌다... 1466억과 함께 19일 금의환향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 2023.12.18 16:38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3주 만에 위상이 확 달라졌다. 한국과 KBO리그의 슈퍼스타에서 메이저리그(ML)에서도 주목받는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금의환향한다.

이정후의 국내 소속사 '리코스포츠 에이전시'는 "이정후 선수가 12월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고 18일 알렸다.

지난달 28일 메이저리그 계약을 위해 출국한 지 꼬박 21일 만의 귀국이다. 출국할 때도 이정후는 거액의 계약이 예상되는 대형 FA로 소개됐다. 이정후의 미국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지난달 9일 메이저리그 오프시즌 스타트를 끊은 단장 회의에서 "이미 메이저리그 절반에 가까운 팀이 우리에게 이정후에 문의했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로부터 보름 뒤인 11월 24일 뉴욕 포스트는 "이정후가 20개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보라스의 말을 확인해 줬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으로부터 오프시즌 FA 전체 14위, 외야수 중에서는 코디 벨린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 이은 3위로 인정받았고, 예상 계약 규모는 5000만 달러(MLB.com)부터 9000만 달러(CBS 스포츠)였다.

하지만 지난 13일 들린 샌프란시스코와 계약 규모는 기대 이상이다.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66억 원)로 계약금 500만 달러(약 65억 원)에 계약 첫해인 2024년 700만 달러(약 91억 원), 2025년 1600만 달러(약 208억 원), 2026년과 2027년 각각 2200만 달러(약 287억 원)를 받고 2028년과 2029년에는 2050만 달러(약 267억 원)를 받는다. 2027시즌 종료 후 FA를 선언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건까지 챙기면서 선수로서 받아낼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었다.

예상 밖 계약 규모에 대해서는 이정후의 최고치를 높게 봤다는 의견과 FA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펄로스)를 잡지 못할 것을 예상하고 과감하게 선회했다는 등 여러 이야기가 나돌았다. 팀에 꼭 필요한 포지션이면서 오타니, 야마모토 못지않게 높은 잠재력과 스타성이 있는 선수, 그것이 이정후였다.

지난 1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이정후 기자회견 전경.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잘 적응할 거라 믿는 스카우트와 외부 관계자들조차도 샌프란시스코의 1억 1300만 달러 계약이 오버페이라는 데 동의한다"며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라인업에 연속성과 공격적인 면에서 생산성이 필요했다. 라인업 최상위에 존재감 있는 선수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시장성 있는 선수가 있어야 했고 무관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바란의 손자(이정후)'가 팀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 줄 선수라 생각하고 큰 베팅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를 팀을 대표하는 차세대 스타로 만들기 위한 마케팅은 본격적이고 적극적이었다. 공식 SNS 계정에 한글로 '자이언츠'를 박아놓은 것을 시작으로 좀처럼 볼 수 없던 한글이 샌프란시스코 관련 계정에 도배됐다. 지난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에서는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자이디 사장은 "오늘은 샌프란시스코 역사에 남을 날이다"라면서 "우리 구단은 이정후가 KBO리그의 최고 선수로 성장해 많은 상을 받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 이정후가 우리 구단에 정말 딱 들어맞는 선수라 생각한다. 우리는 팀의 공격력 강화를 위해 콘택트 능력이 좋은 선수가 필요했다. 콘택트 중심의 야구는 최근 메이저리그의 경향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이번 오프시즌 동안 영입할 수 있는 후보를 봤을 때, 이정후를 제외하면 우리가 원하는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선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정후 마케팅의 절정은 그의 반려동물 '까오'를 소개한 것이었다. 다분히 샌프란시스코 최고의 라이벌 LA 다저스에 입단한 오타니를 의식한 행동이다. 앞서 LA 다저스에 입단한 오타니는 2023시즌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하면서 강아지와 함께 있는 모습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반려견의 이름이 공개되지 않다가 LA 다저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마침내 알려졌다. 당시 오타니는 "미국 사람들에게 있어서 발음은 좀 어렵다고 할까. 원래 이름은 '데코핀'인데, 설명할 때는 부르기 쉽게 '데코이'라고 한다"며 "원래 데코핀이라는 이름이 있어서 그에 가까운 이름을 골랐다"고 말하며 자신의 스타성을 간접적으로 입증했다.

오타니 쇼헤이와 그의 반려견 데코핀. /사진=LA 에인절스 구단 공식 SNS
이정후와 반려견 까오의 모습을 17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SNS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이정후의 반려견 까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이에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와 까오로 맞받아쳤다. 이정후를 오타니의 대항마로 키우겠다는 뜻을 확실히 내세운 것이다. 구단 SNS를 통해 "당신은 이정후와 함께 온 플러스 원(반려견)을 몰랐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이정후와 까오가 함께한 사진을 슬라이드 필름으로 공개했다. 이정후가 까오를 안고 있는 사진에는 "우리는 이미 그들을 매우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남겨 샌프란시스코 현지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이정후도 만만치 않은 스타성으로 구단의 노력에 힘을 보탰다. 샌프란시스코를 상징하는 오렌지색 넥타이를 한 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정후는 준비한 영어 소감을 말했고, 샌프란시스코 유니폼과 모자를 쓴 채 "취재진을 향해 "잘생겼나요(Handsome)?"라고 농담을 건네며 큰 화제가 됐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노력은 성공적으로 먹히는 모양새다. 이정후의 공식 입단을 알린 게시물에는 '좋아요'가 12만 개를 돌파했고,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7일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홈경기가 열린 체이스센터를 방문했을 때다. 골든스테이트는 미국 프로농구 최고의 스타 스테판 커리(35)가 있는 곳으로 자이언츠와 함께 연고지 샌프란시스코의 인기 구단 중 하나다.

이정후의 영입을 알린 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SNS 대문.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이정후(가운데)가 17일(한국시간) 미국프로농구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홈구장 체이스 센터를 방문해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MLB 컷4 공식 SNS
이정후(가운데)가 17일(한국시간) 미국프로농구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홈구장 체이스 센터를 방문해 팬들을 찍고 있다. /사진=미국 매체 95.7 The game 갈무리

골든스테이트 구단은 관중석의 이정후를 비추면서 전광판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라는 자막을 띄워 소개했다. 이에 이정후는 익숙한 듯 손을 흔들며 팬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이 영상은 X(구 트위터)에 끊임없이 공유됐고 그 안에는 열화와 같은 성원과 함께 기립박수를 하는 일부 팬들의 모습을 통해 뜨거운 샌프란시스코 현지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이미 KBO리그와 한국야구의 슈퍼스타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도 그 기량과 인기를 이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정후는 2017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해 7년간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OPS 0.898의 성적을 남겼다. 통산 3000타석 이상 나온 현역 선수 중 타율 1위로 2022시즌에는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85득점 OPS 0.996이라는 생애 첫 MVP를 차지했다.

스타성에 대해서는 이정후와 함께 KBO리그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들이 증명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키움에서 뛰었던 제이크 브리검은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이정후에게 적응 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정말 잘할 것이다. 올스타도 될 수 있다. 그만큼 재능과 추진력 그리고 열정을 가진 선수"라고 요약하면서 "한국에서 이정후를 만날 때는 되도록 따로 방이 있는 식당에서 식사해야 했다. 또 바로 정문 앞에 내려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신'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진 않지만, 이정후는 한국에서 아이콘이었다"고 설명했다.

귀국한 이정후는 당분간 개인 훈련을 하면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정후의 KBO리그 시절 기록을 요약한 그래픽. /사진=FOX 스포츠 공식 SNS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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