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분양가에 '옥석가리기'…내년 부동산 시장 변수는?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 2023.12.18 11:00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지난주보다 하락 폭을 키우면서 4주 연속 하락했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4주(11월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5.3으로 전주(86.4) 대비 1.1p 내렸다. 지난주 0.6p 하락 보다 하락세가 가팔라진 것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단지. 2023.1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올해 초까지 경직된 흐름을 이어가던 분양시장이 안정을 되찾았다. '1.3 부동산대책' 규제 완화 영향으로 청약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졌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호전되며 분양시장의 매수심리가 개선됐다.

2024년에도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 이슈와 나날이 높아지는 분양가 등은 내 집 마련 수요층의 조급함을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단, 고금리 기조와 대출축소로 인해 자금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 적정 분양가 등에 따른 수요 집중과 입지 및 상품성 등을 고루 갖춘 흔히 '돈 될 만한 곳'에 청약 통장이 몰리는 선별청약 양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공급시장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연착륙을 위해 정부가 노력을 거듭하고 있지만, 내년에도 금융 및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될 여지가 커 비수도권 사업지 또는 리스크에 취약한 건설사들의 부실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공급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이행력과 내년 총선 결과에 따른 주택정책 방향 또한 분양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3년 치솟은 분양가, 청약경쟁률은 '부익부빈익빈'


1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23만1549가구(예정물량 포함)가 공급됐다. 2010년 17만2670가구 이후 13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2023년 상반기 분양실적은 7만4723가구로 2022년(16만5436가구) 같은 기간 대비 45% 수준에 그쳤다. 미분양으로 인한 자금흐름 악화와 원자잿값 및 인건비 인상 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 압력이 커짐에 따라 건설사들의 분양 지연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반면 3분기부터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청약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4분기에만 연간 총 공급량의 절반에 가까운 10만5190가구가 집중됐다. 다만,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분양시장의 위축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연말 분양예정 물량이 내년으로 이월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미분양 누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대구, 울산 등은 2024년 상반기까지도 공급 재개에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이어질 전망이다.

2023년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2.3대 1로, 2022년(7.5대 1) 대비 소폭 상승하며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하지만 지역별 청약양극화는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청약경쟁률이 전국 평균을 상회한 지역이 2022년 8곳에서 2023년 3곳에 불과했다. 1대 1 청약경쟁률에 못 미친 미달 지역은 2곳에서 3곳으로 확대됐다.

서울은 평균 청약경쟁률이 59.5대 1을 기록하며 전국에서 청약열기가 가장 뜨거웠다. 규제지역 추첨제 확대와 1.3 대책 영향으로 강남3구(강남, 송파, 서초) 및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금융, 세금, 청약제도 등의 기준 완화로 청약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졌다. 또한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허용(LTV 0%→30%)과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선(12억원 한도) 등이 폐지됨에 따라 청약 당첨자의 자금 조달 부담 또한 줄며 2022년에 비해 고조된 청약 흐름을 나타냈다.

지방에서도 충북, 대전 등은 산업단지 인접지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성적이 좋았다. 신축 아파트 공급 진도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2024년에도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기 수요가 꾸준한 인기지역은 서둘러 청약 기회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로 수요층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단지별 분양가 적정성과 입지 및 상품의 특장점 유무에 따라 선별청약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023년 전국 3.3㎡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1806만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1521만원에 비해 285만원 급등한 것. 규제지역 해제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 서울 강남3구 및 용산구로 축소된 데 이어,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고분양가 관리대상에서도 벗어나면서 높아지는 분양가에 제동을 걸 만한 장치가 사라진 영향이 크다. 2024년에는 '2030 국토교통 탄소중립 로드맵'에 의해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이 의무화됨에 따라 건축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국제 정세 불안으로 원자재값 변동성이 커지며 추가적인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 PF시장 경색 등으로 주택공급 여건이 악화되면서 장래 주택 수급불균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주택 인허가(1~10월)는 2022년 동기 대비 36%(42만8000호→27만3000호)낮아졌고, 착공 실적도 14만1000호로 2022년(33만호) 같은 기간 보다 57.2% 감소했다.



2024년 분양시장, 입지 및 가격 경쟁력에 따라 청약 온도차 '뚜렷'


분양가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록 청약 수요층의 가격 민감도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24년 분양시장은 서울 등 일부 선호지역 내에서도 입지와 단지별 분양가 수준에 따라 청약 온도차가 심화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서울은 2023년 분양일정이 연기됐던 강남3구 정비사업지 대어들이 몰려온다. 강남구 '청담르엘', 서초구 '아크로리츠카운티',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등이 2024년 분양을 예고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추첨제 확대로 청약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사비 증액과 사업주체간 내홍 등으로 분양일정이 표류되는 단지가 발생할 수 있으며,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이 결정됨에 따라 매매시장 가격 추이를 고려해 분양시기를 조율하는 단지들이 늘면서 공급시기는 유동적일 가능성이 높다.

무주택 신혼부부 및 청년층은 도심지 주변 공공분양 아파트도 주목할 만하다. 2024년에는 뉴:홈 사전청약분 1만호가 공급 예정이다. 신생아 특별공급 신설을 비롯해 부부 개별 특별공급 신청 허용 등 공공분양 특별공급 기준이 완화됨에 따라 내 집 마련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비수도권은 사업성 확보가 불투명해 공급물량에 대한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청약 대기자들은 산업단지 등 양질의 일자리가 풍부한 지역과 개발 및 교통호재 여부 등을 고려해 비교적 수요가 뒷받침될 수 있는 단지 위주로 선별청약하는 '족집게 청약'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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