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300억원 이상의 '초고자산가'는 9000명으로 한국 전체 인구의 0.02%에 해당한다. KB금융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한국 부자'로 정의하고, 금융자산이 △10억∼100억원 미만은 자산가 △100억∼300억원 미만은 고자산가 △300억원 이상은 초고자산가 그룹으로 분류했다.
한국 부자(45만6000명) 중 자산가가 대부분(91.2%)이고, 고자산가와 초고자산가가 각각 6.9%, 1.9%를 차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자산가는 3만1000명, 고자산가는 1000명이 늘었다. 초고자산가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 부자의 대부분은 자산가이지만 총금융자산은 초고자산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초고자산가의 총금융자산 규모는 1128조원으로 한국 부자 전체 총금융자산의 41.1%에 해당한다. 한국 전체 가계가 보유한 총금융자산(4652조원)에서 초고자산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24.3%다.
가장 인원이 많은 자산가 그룹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1061조원, 고자산가 그룹은 558조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전체 가계의 총금융자산 중 부자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59.1%에 이른다. 1인당 평균 금융자산 규모는 △자산가 25억5000만원 △고자산가 176억2000만원 △초고자산가 1313억9000만원이다.
자수성가형과 금수저형의 총자산 포트폴리오는 금융자산이 40%, 부동산자산이 55%, 기타자산이 5%를 차지하며 비슷했다. 다만 금융자산 운용은 차이를 보이는데 △자수성가형은 '증권업권' △금수저형은 '은행업권'에서 운용하는 비중이 높았다. 금융자산의 세부 유형별 포트폴리오를 보면 금수저형은 '예적금' 비중이, 자수성가형은 '주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향후 3년 정도 중장기적으로 고수익이 예상되는 투자처로 자수성가형은 '펀드', '채권', '리츠·ETF' 등 금융상품 투자를 유망하게 봤다. 금수저형은 '빌딩·상가', '토지·임야', '거주용 외 주택', '거주용 주택' 등 부동산투자를 유망한 투자처로 생각했다.
KB금융 경영연구소는 "자신의 사업을 기반으로 소득을 창출해 자산을 축적한 자수성가형은 '주식', '채권' 등 공격적인 성향의 금융 투자를, 상속이나 증여로 자산을 물려받은 금수저형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인 성향의 부동산투자를 좀 더 유망하게 본다"고 해석했다.
한편 한국 부자 70.6%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집중됐다. 부집중도 지수가 1.0을 넘는 곳은 서울시와 세종시로 나타났다. 부집중도 지수가 1 이상이면 부자 수 대비 금융자산이 많아 부가 상대적으로 더 집중돼 있고 고자산가 비중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서초구 △종로구 △용산구가 상대적으로 부집중도가 높았다. 특히 성수동을 포함한 성동구는 올해 처음으로 부집중도 지수가 1.0을 초과하며 새로운 부촌으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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