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할부요" 무이자 아니었네…카드사, 수수료 1.5조 벌었다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3.12.15 05:57

카드 회원이 받는 무이자 할부 혜택이 축소되면서 카드사의 할부수수료수익이 급증하고 있다. 카드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할부수수료수익으로 1조5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무이자 할부 혜택이 과거 수준으로 돌아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은 할부수수료수익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말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의 누적 할부수수료수익은 1조532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말 1조1078억원보다 38.4%(4248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회사별로 보면 하나카드와 KB국민카드가 각각 77.0%, 71.5%로 1년 새 높은 할부수수료수익 증가율을 보였다. 우리카드(34.8%), 신한카드(33.3%), 롯데카드(32.5%) 등도 30%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1년 전 대비 할부수수료수익이 각각 29.9%, 28.3% 늘어났다.

할부수수료수익의 가파른 성장세는 가맹점수수료수익·카드론수익의 증가세와 상반된다. 올해 6월말 8개 카드사의 누적 가맹점수수료수익은 3조9210억원으로, 작년 동기 3조8504억원에서 1.8%(706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카드론수익도 2조1683억원에서 2조2005억원으로 1.5%(322억원) 증가했다.

할부수수료수익이 늘어난 건 카드사가 올해 들어 무이자 할부 혜택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에만 해도 삼성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가 최대 6~12개월 무이자 할부를 지원했으나 현재는 6개월 무이자 할부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부분의 카드사는 최대 3개월 무이자 할부와 특정 개월에만 무이자를 지원하는 '부분 무이자' 할부를 제공한다.


카드사는 올해 이자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무이자 할부 혜택을 선제적으로 축소했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달금리가 높아지면서 올해 6월말 8개 카드사의 누적 이자비용(1조8374억원)은 1년 전 대비 60.5% 늘어났다. 같은 기간 8개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4168만원으로 12.8% 줄어들었다.

고금리로 인해 실물 경기가 나빠지면서 할부 잔액이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NH농협카드를 포함한 9개 카드사의 지난 10월말 기준 개인 할부 거래액은 117조675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늘어났다.

무이자 할부 혜택이 단기간에 과거 수준으로 돌아오기 어려워 당분간 카드사의 할부수수료수익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가 신규 회원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을 벌여야 무이자 할부 혜택이 늘어나는데, 내년까진 업황이 풀리지 않아 대부분의 카드사가 외형 성장보단 내실 경영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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