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행동주의펀드 공격 재개? 엘리엇 출신들 '입질'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3.12.14 10:39

美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 "주가 68% 할인 거래" 주장
명확한 자본계획 채택 요구… "임원 보상체계 개편해야"
지난달 英 시티오브런던·팰리서도 주주 환원 촉구 서한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한 2015년 5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물산 본사 앞을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가 삼성물산에 명확한 자본 배분 계획을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2015년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했던 행동주의펀드 엘리엇 출신이 만든 투자회사라 삼성물산을 향한 공격이 재개될지 주목된다.

14일 블룸버그통신은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가 삼성물산과 이 같은 내용의 비공개 논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2017년부터 삼성물산에 투자한 화이트박스는 삼성물산 주식 약 1억 달러(약 13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화이트박스는 삼성물산에 회사 주가가 순자산가치보다 약 68%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삼성물산이 주주 수익률에 부합하는 임원 보상 체계를 도입해 이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삼성물산의 현재 주주환원 정책이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가 문제를 해결하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3% 상승해 시장가치가 23조8500억원(181억 달러)에 달한다. 이날 오전 10시 21분 현재 주가는 전날보다 2.41% 올라 13만1800원에 거래 중이다.

화이트박스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출신인 사이먼 왁슬리가 이끄는 행동주의 펀드다. 화이트박스의 이 같은 요구는 다른 해외 기관투자자 2곳이 삼성물산의 실적을 공개 비판한 후 나왔다.


지난달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 오브 런던 인베스트먼트는 주당 배당금을 4500원으로 늘리고 내년까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을 요구했다. 이달 초 또 다른 영국계 행동주의펀드인 팰리서 캐피탈은 삼성물산이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라며 자본 배분 최적화와 주주 환원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팰리서 캐피탈의 제임스 스미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역시 엘리엇 매니지먼트 출신이다.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은 과거 2015년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하며 삼성물산에 대한 위임장 캠페인을 시작했다. 삼성물산은 2017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기 전까지 엘리엇에 맞서 간신히 승리했다. 엘리엇은 이후 한국정부가 삼성의 편에 서서 합병에 개입했다며 이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갔고, 지난 6월 5360만 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화이트박스는 삼성물산 외에도 2020년 LG그룹이 신규 지주회사를 통해 계열분리에 나서자 이에 반대, 분사를 저지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당시 화이트박스가 소유한 LG그룹 지분은 1%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박스는 LG그룹이 가족의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주의 이익을 훼손했다고 주장했으나 기업분할이 순조롭게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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