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째 급락한 국제유가, 美쇼핑시즌 도매물가 잡았다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 2023.12.14 00:09
미국 11월 도매물가가 10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쇼핑시즌을 전후로 수요가 늘고 있지만 물가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셈이다. 도매 물가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점이 중기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13일 미국 노동부 통계국은 11월 생산자물가(PPI)가 전월과 동일한 142.37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PPI는 6월 141.5에서 7월 142.4, 8월 143까지 상승했다가 두 달 연속 142.37 수준으로 다소 떨어져 머물고 있다.

11월 최종 수요가격은 0.4% 하락했는데, 전월과 전전월에는 0.4% 상승했었다. 11월 PPI는 전년비로는 0.9% 증가한 수준으로 인플레 목표 범위 안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무역 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비 0.1%, 전년비 2.5% 상승했다.

11월에는 휘발유가 4.1% 떨어졌고 가금류와 산업용 화학제품, 항공유, 액화석유가스(LPG)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식품류 가운데 계란 도매 가격이 50배 이상 급등한 것이 눈에 띈다. 쇼핑 시즌을 맞아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소매업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가구와 트럭 운송 등은 감소했다.


도매물가가 연말 쇼핑시즌에 뛰지 않는 까닭으로는 국제유가 하락이 지목된다. 유가는 미국의 생산량 증가와 함께 내년 초 경기후퇴 가능성이 예상되면서 6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68달러로, 브렌트유는 배럴당 73달러대로 떨어졌다.


유가가 60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올해 3월과 6월이 마지막이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연합해 하반기 감산을 연장하자 10월 한때 90달러 중반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연말부터 유가는 급락하기 시작했고 지난 2개월 동안 배럴당 20달러 이상 떨어졌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는 투기수요가 항상 존재한다. 최근 급락세는 생산량 문제도 있지만 급등했던 유가에 대해 숏세일을 유지한 공매도 세력의 승리로도 읽힌다. 오펙(OPEC)은 내년 초 감산을 추가하려 하지만 최근 불안정한 지정학적 문제는 중동의 담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전일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헤드라인 결과치가 전월비 0.1%(계절조정), 전년비 3.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매물가 역시 인플레 저감을 나타내는 만큼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는 큰 변수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 오후 2시에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마지막 FOMC(공개시장위원회) 결과로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금리동결이 유력시 된다. 시장의 관심은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의 발언에서 내년 금리인하 시기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냐에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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