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후재난 해결? 자전거가 답!

머니투데이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 | 2023.12.14 05:14

[the300]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민주당 탄소중립위원 겸 국회 기후특별위원)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기범
7년 안에 전세계 기온이 섭씨 1.5도(℃)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기후재앙 문턱까지 왔다. 탄소배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교통과 건물 분야에서의 대대적인 감축은 더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우리나라 자동차 의존도는 다른 주요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게다가 국가교통조사에 따르면 출퇴근길 차량 60%가 '나홀로' 운전이라고 한다. 한 대당 연평균 11.895km 주행에, 3톤의 온실가스가 매년 배출되고 있다. 정부는 전기차를 주요 대체 수단으로 보고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 애쓰고 있지만 전기차 탄소배출 감축 예상치는 내연차 대비 90% 수준으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1.6%밖에 되지않는 자전거 교통분담률을 10%정도까지만 올려도 2050 온실가스감축목표 42%가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은 목숨을 건 도전이나 마찬가지다.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한 산업정책 및 '마이 카 시대'를 지나며 교통체계와 문화가 완전히 자동차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요인이다. 자전거로 왕복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가 아직 많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 우선이라는 차주들의 인식 때문에 자전거는 도로 위 안전사고에도 굉장히 취약한 편이다.

의사이던 시절부터 국회의원이 된 지금까지 자전거로 직접 출퇴근을 하고 있기에 이런 문제들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다. 경험을 토대로 보다 현장감있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 법안들을 발의했지만 정부와 국회 주요 관심사에서 밀려나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국회 기후위기특위 위원으로서 관련 부처들에 자전거 탄소배출 감축효과를 강조하며 자동차 주요 대체 수단으로서 정책을 마련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정부 자전거 정책은 거의 전무했다. 자전거 교통분담률을 중시하는 선진국과 굉장히 대비되는 부분이다.

한때 덴마크 정치인이 자전거로 출근하는 것이 대한민국에서 이슈가 되었는데 덴마크에서 자전거는 '국민 운송수단'으로 통한다. 자전거 도로, 자전거 대여 시스템 등 잘 갖춰진 인프라로 일상생활에서 자전거를 끌고 나가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나라 전체가 자전거 활성화에 진심이다.

덴마크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 많은 유럽의 국가들이 이미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민간단체까지 직접 뛰어들어 실질적인 정책을 고민하면서 각 지역에 맞는 전략들을 치열하게 만들어간다


우리나라는 국가 수송부문을 다루는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법' 안에 자전거에 관련한 내용이 빠져있다. 이 때문에 자전거 활성화 업무를 국토교통부가 아니라 행정안전부에서 다루고 있는데, 그만큼 지금의 대한민국의 행정체계는 과거에 머물러있다. 게다가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재정 문제는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자체가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사실상 대한민국 자전거 정책의 현재 위치는 방치 상태에 가깝다.

최근 한 자전거 시민포럼에서 자전거 교통분담률을 10%로 늘리기 위해 10분 이내에 자전거로 이동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자는 '자전거1010도시' 캠페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단순히 도시계획안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자전거 우선'이라는 명제를 국민 인식 속에 각인시키는 것이 목표로 담겨 있다. 이처럼 시민들의 자전거를 향한 관심은 좀 더 구체화되고 선진화되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강화돼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이 주목받으면서 이것이 자전거 교통분담률 확대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도 생기고 있다. 자동차 대신에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민간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 포인트를 적립하도록 해 더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민간 주도 자발적 거래의 장도 열릴 것으로 본다.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정부가 인프라 구축에 힘을 더한다면 '마이 사이클 시대'가 도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최근 두바이에서 개최된 UN COP28(제28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은 협업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과 행동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자전 및 도보 정책, 관련한 투자 논의가 눈에 띈다.

시간이 없다.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교통수단인 자전거를 기후위기 대응의 맞춤 전략으로 진지하게 고민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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