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26년 만에 공동대표 체제…해외 퍼블리셔 인수 시동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 2023.12.15 05:00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1997년 창사 이후 26년 만에 첫 공동대표 체제를 앞둔 엔씨소프트가 해외 실적 개선을 위해 해외 퍼블리셔(공급사) 인수에 시동을 건다. 엔씨소프트는 사업 방향이 모바일에서 PC·콘솔로 바뀌고 있는 만큼 현지 게임사와의 공동사업 및 전략적 제휴, 해외 퍼블리셔 인수 등을 통해 PC·콘솔 시장이 큰 서구권을 공략할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내년부터 박병무 공동대표를 필두로 글로벌 게임사와의 공동사업, 전략적 제휴 및 해외 퍼블리셔 인수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사모펀드 출신의 박 공동대표는 투자 전문가로서 이같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 사업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을 맡는다.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김택진 단독 대표 체제로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을 함께 수행해왔다. 하지만 리니지 시리즈로 국내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힌 것과 달리 해외 실적이 부진하자 최근 들어 현지 사정에 밝은 글로벌 게임사나 해외 퍼블리셔 등과 공동사업 또는 전략적 제휴 추진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는 최근 발표한 야심작 TL(쓰론 앤 리버티)을 내년부터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해외 시장에 공급한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플레이스테이션을 보유 및 유통하는 콘솔 게임 시장의 강자 SIE(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와 글로벌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1조원이 넘는 현금 유동성을 보유한 만큼 박 공동대표와 함께 해외 퍼블리셔를 직접 인수하는데도 나설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미국, 영국, 일본, 대만, 베트남 등 5곳의 해외 법인에서 게임을 퍼블리싱 중이지만 한계를 보이는 만큼 현지 기업을 직접 인수해 퍼블리싱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이 회사는 북미·유럽 지역에서 전년 동기(447억9900만원) 대비 117억2600만원 감소한 330억73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의 7.8%에 불과하다. 아시아 지역과 로열티 매출을 포함해도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35% 정도다. 경쟁사인 넥슨(37%), 넷마블(83%), 크래프톤(94%)에 비해서도 낮다.

회사로서는 신작 TL이 국내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해외 시장 공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7일 출시된 TL은 첫 주말인 9~10일 동시접속자 수가 10만명 정도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TL의 2024년 매출 추정치를 기존 2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하향한다"면서도 "아마존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낼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했다.

앞서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M&A(인수합병)를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방향성은 게임과 비게임 모든 분야를 고려하고 있다"며 "M&A가 필요한 시점이고 주가나 실적을 부스트 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내부 경쟁력 마련 차원에서 전문 경영인을 모시고 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업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며 "국내 매출이 해외 매출보다 월등한 부분은 분명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투자 전문가를 모셔온 만큼 투자나 인수를 통해 회사를 더욱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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