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모처에서 향후 거취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다.
지역구(울산 남구을)를 떠난 수도권 험지 출마나 총선 불출마 수준을 넘어서 대표직 사퇴까지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이날 "김 대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으나 '김기현 대표체제'로 총선을 치른다는 전략 자체가 이제는 불투명해진 게 아니냐"고 했다.
문제는 여론이다. 지도부와 친윤, 중진의 희생을 요구한 '인요한 혁신위'가 논란 속에 조기 종료하고 예비후보 등록으로 총선 정국의 출발 총성이 울린 시점에서 각종 지지율 조사 등 '숫자'로 드러난 성적표가 불안감을 키웠다. 일부의 '서울 6석' 분석으로 촉발된 수도권 참패론과 PK(부산·울산·경남)에서조차 정부견제론이 더 높다는 조사 등은 보수진영 내에 우려를 증폭시켰다.
애초 여권은 김기현 지도부를 흔들지 않는다는 계획이었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봐야 또 다른 혼란을 일으킬 뿐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대통령실도 김기현 대표체제에 힘을 실어왔다. 하지만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고 반전의 계기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까지 나오자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또 다른 여권 핵심관계자는 "지금 보수신문까지 일제히 비판하는 상황인데 김 대표의 불출마 선언 정도로 수습이 되겠느냐"며 "계획한 대로 진행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또 한 번 백의종군의 길을 간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보다 중요한 게 어디 있느냐. 총선 승리가 윤석열 정부 성공의 최소 조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가진 마지막을 내어놓는다. 이제 떠난다"며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