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거버넌스 개선하려면 '이사진 상호평가' 도입해야"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 2023.12.11 18:01

삼일PwC 거버넌스센터, 이사회 과제 세미나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가 11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홀에서 열린 'K-거버넌스, 바람직한 변화를 위한 이사회의 과제' 세미나에서 주제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진욱 기자.

한국 기업의 거버넌스 체계 개선을 위해 이사진 상호 평가, 이사회 자체 예산 확보, 외국인 사외이사 영입 등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홀에서 열린 'K-거버넌스, 바람직한 변화를 위한 이사회의 과제'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삼일PwC 거버넌스센터가 주최한 행사다.

조명현 교수는 KT 뉴거버넌스 구축 TF가 마련한 지배구조 체계 개선안을 중심으로 바람직한 이사회 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TF에 참여한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 5명 중 1명이다. 이날 'KT 및 선진 사례를 중심으로 본 바람직한 이사회 운영 모델'을 주제로 발표했다.

TF는 개선안 중 하나로 역량 및 기여도가 부족한 사외이사의 중임을 방지하기 위해 '이사진 상호 평가' 도입을 제안했다. 조 교수는 "이사진 상호 평가를 이사회의장이 주관해야 한다. 평가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일종의 상대평가를 할 필요도 있다"며 "스트레이트하지 않은 상대평가를 넣어서 이사회의장이 피드백을 듣고, 연임 의사결정 때 평가 결과가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나오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이사들에 대한 평가가 되는 방향으로 간다고 한다. 미국도 경영진이 듣기 불편한 얘기를 하는 이사를 모시고 싶지 않은 경향이 있다"며 "이사들이 정말 필요한 얘기라고 생각한다면 상호 평가에서 (불편한 얘기를 한 이사에게) 좋은 점수를 준다고 한다. (상호 평가가) 경영진이 이사를 내치는 것에 반대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사회가 자체 예산을 확보해야 실질적인 거버넌스 보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자체 예산을 갖고 있어야 인파워가 가능하다"며 "만약 회사와 회계법인 간 갈등이 있을 경우 이사회의 자체 예산이 있다면 독립적인 회계법인을 고용해서 얘기를 들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사회 독립성 제고와 지원 강화를 위해 이사회 산하에 사무국을 둬야 한다고도 했다.

외국인 사외이사 영입도 제안했다. 조 교수는 "역량 있는 외국인 이사를 모시는 건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다. 2명의 외국인 이사가 있는 회사에서 사외이사를 하면서 많은 문제를 해결해서 놀랐다"며 "스트레이트하고 불편한 질문을 그분들이 다 해준다. 경영에 대한 인사이트가 담긴 질문도 한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홀에서 열린 'K-거버넌스, 바람직한 변화를 위한 이사회의 과제' 세미나에서 전문가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서진욱 기자.

최승재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는 '사외이사의 주의의무에 대한 법원의 태도와 직무 가이드'를 주제로 발표했다. 최승재 변호사는 "이사회를 제대로 구성되도록 하고, 더 많이 일하게 하려면 더 많은 보상과 동기를 만들어주는 게 핵심"이라며 "실질적으로 전체 시스템을 알맞게 설계해나가야 한다. 이사들이 자발적으로 동기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사의 전문성과 독립성 중 뭐가 더 중요한지가 고민인데, 우리는 독립성을 강조해왔다"며 "그런데 전문성이 없는데 독립성이 있을 수 있을까? 모르는 사람이 하는 게 위험하진 않을까?"라고 했다.

베스트 클릭

  1. 1 "분위기 파악 좀"…김민재 SNS 몰려간 축구팬들 댓글 폭탄
  2. 2 "곧 금리 뚝, 연 8% 적금 일단 부어"…특판 매진에 '앵콜'까지
  3. 3 "재산 1조7000억원"…32세에 '억만장자' 된 팝스타, 누구?
  4. 4 64세까지 국민연금 납부?…"정년도 65세까지 보장하나요"
  5. 5 "화장실서 라면 먹는 여직원, 탕비실 간식도 숨겨"…동료들은 난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