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명 임직원 앞에 선 김범수…"확장보다 기술과 핵심 사업 집중"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 2023.12.11 17:53
카카오 공동체 비상경영회의/뉴스1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2년10개월 만에 임직원을 만나 그간의 논란을 설명했다. 김 창업자는 모두 발언을 통해 "카카오라는 이름도 바꿀 수 있다"며 반성과 쇄신의 의지를 밝히는 한편 사전에 취합된 질문 20개, 현장에서 즉석으로 나온 질문 5개 등 임직원들의 질문을 피하지 않고 성실히 답변했다.

김 창업자는 11일 오전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린 임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에서 400여명의 임직원과 마주했다. 간담회는 김 창업자가 약 30분 간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과 각종 논란이 된 이슈를 설명하고 앞으로의 사업 방향과 각오를 밝힌 뒤 1시간가량 임직원의 질문에 답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SM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의혹 △부적절한 스톡옵션 행사로 대표되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 △계열사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임직원의 질문이 이어졌다. 김 창업자는 즉답이 가능한 부분은 답하고 사과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사과했다. 조사가 진행 중이라 답변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선 양해를 구했다.

임원기 카카오 커뮤니케이션 실장은 이날 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은 김 창업자가 쇄신을 어떤 식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히는 자리라기보다 임직원의 의견을 듣고 전면적으로 쇄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쇄신을 진행하며 차차 얘기를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사업구조 재편에 대해선 "AI(인공지능), 콘텐츠, 플랫폼 등 회사의 핵심적인 근간이 되는 기술을 중심으로 해나가되 그 외의 것들에 대해선 핵심 사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것"이라며 "기술과 핵심 사업 중심으로 쇄신해 나가겠다는 의지와 방향성 정도를 밝혔다"고 했다.


카카오는 향후 이와 같은 사내 간담회를 더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이날 간담회가 카카오 본사 임직원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만큼 다른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 창업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과거와 이별하고 새로운 카카오로 재탄생해야 한다"며 "성장 방정식이라고 생각했던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자랑하던 자율 경영 체제를 바꾸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해 나가겠다.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확장 중심의 경영전략을 리셋하고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자 한다. 숫자적 확장보다 부족한 내실을 다지고 사회의 신뢰에 부합하는 방향성을 찾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김 창업자는 "그룹 내 거버넌스 역시 개편하겠다"며 "누군가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고 희생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지난한 과정이 될 수 있지만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 여정에 카카오와 계열사 크루 여러분이 함께 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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