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완 교수는 1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R&D(연구·개발) 센터에서 '고려대 연구진실성위원회(이하 위원회) 조사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김현탁 교수는 지난 7월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권 교수가 LK-99 논문을 게재하는 과정에서 연구윤리 부정을 저질렀다며 고려대에 조사를 요청했다. 고려대는 지난 8월30일부터 4차례 위원회를 거쳐 결과를 냈고, 권 교수는 이날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위원회는 결정문을 통해 '권 교수가 다른 저자 동의없이 무단으로 논문을 게재했다'는 의혹에 대해 "아카이브에 논문을 투고하기 전 공저자 2인(이석배·김지훈)으로부터 논문 발표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다. 또 '연구에 참여했던 저자 임성연·안수민·오근호를 동의없이 배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논문에 대한 직접 기여도를 중심으로 3명을 저자에 포함시키지 않은 권 교수 행위는 연구윤리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LK-99 개발에 참여했던 이석배 대표도 위원회의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연구를 하면서 연구윤리 부분에 무단히 애를 쓰고 관련된 절차를 다 따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김현탁과 권영완 모두 욕심이 앞서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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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라고 믿지만 뜨는 효과 작다" "명예훼손 법적 조치 고려" ━
마이스너 효과는 초전도체의 대표적 특징이다. 초전도체는 외부 자기장을 배척하는 '마이스너 효과'로 공중에 뜨고, 특정 온도 이하에서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특징을 지닌다. 하지만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경희대, 부산대, POSTECH(포항공과대) 등 국내 연구계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를 구현하지 못했다.
권 교수는 이에 대해 "현재 파악된 바로는 국내에서 제가 논문에 제시한 (LK-99) 실현 방법을 사용한 것 같은데, 실제로 정확한 구조를 합성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그 물질(LK-99)에 대한 정확한 화학식도 알려드렸고 어떤 방식이나 원인으로 인해 초전도 현상이 나타나는지도 제가 논문에 썼는데 그 부분까지 충분히 확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LK-99 연구에서 이석배 대표의 기여가 어느정도냐'는 질문에 대해 "LK-99 물질 합성에 성공한 건 김지훈 소장이고, 물질 특성이나 구조에 대한 해석은 제가 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지훈 소장과 (퀀텀에너지연구소) 갈등은 오래전부터 있었다"면서 "김 소장이 출근 안 한 지 2년도 더 됐다"고 했다.
김현탁 교수와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이 LK-99에 대한 논문을 미국 물리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APL Materials에 등재 절차를 밟고 있는 데 대해선 "현재까지 논문 등재가 지연되는 것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라면서도 "APL 머트리얼즈 편집장에 연구를 진짜 진행한 사람들이 연구결과를 발표하지 못하도록 매도하는 건 문제가 있는 일이라고 메일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현탁 교수가) 전 세계 언론에 (연구윤리 문제를) 얘기했기 때문에 저는 명예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가능하다면 (법적으로) 명예훼손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권텀에너지연구소 측은 이날 본지에 "LK-99를 권영완 교수와 김지훈 전 소장이 전적으로 연구개발했다는 주장은 일방적인 주장"이라면서 "관련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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